[박영일 칼럼] 용서와 사랑의 힘!                                                          
[박영일 칼럼] 용서와 사랑의 힘!                                                          
  • 하동뉴스
  • 승인 2024.09.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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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 7·8대 의원
(교육사회위원장) 박영일

우리 국민이 너나 할 것 없이 무척 힘들었던 외환위기 시절(IMF) 양산 통도사 자장암 시주함에 3만 원을 훔쳤던 소년이 27년이나 지난 2024년 9월 같은 장소 시주함에 200만 원이 든 봉투와 용서의 편지를 넣어두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1997년 그때 세상을 제대로 모르는 가난한 철부지 소년은 처음 돈을 훔쳤을 때 들키지 않았고 두 번째 돈을 훔치려 할 때 훗날 통도사 주지를 역임하신 현문 스님이 그런 행동을 목격하게 되었다. 하지만 현문 스님은 소년의 어깨를 살며시 잡으며 말 한마디 없이 조용히 눈을 감고 고개만 좌우로 저으셨다. 그날 소년은 별일 없이 집으로 돌아갔으며 그때 일이 시주함 편지로 지금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시주함 일이 있었을 때 만일 스님이 호통을 치고 벌을 주었다면 이 소년이 과연 반성하고 바른길로 갔을까? 이런 일이 있고 난 후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남의 것을 탐한 적이 없다고 했다. 

여기서 우리는 “용서와 사랑의 힘”이 세상을 사는 데에 얼마나 중요한지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곧 태어날 아기에게 착하고 떳떳하며 당당한 아빠가 되고 싶다는 편지 내용에서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을 때보다 몇 배 더 감격과 희망과 기쁨을 주었다. 어린 시절부터 오늘날까지 2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작은 실수 하나로 착한 주인공은 얼마나 마음이 무겁고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었을까? 찡한 마음 금할 길 없다. 편법과 반칙 부정으로 돈벌이에 혈안 된 나쁜 사람들이 시주함 반성의 편지를 읽어보고 뉘우침의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실낱같은 기대를 해본다. 주인공이 서툴게 쓴 편지 내용은 이러했다. ‘어린 시절 생각이 없었습니다. 27년 전에 여기 자장암에서 시주함을 들고 산으로 가서 통에서 돈을 빼 갔습니다. 약 3만 원 정도 기억납니다. 그리고 며칠 뒤 또 돈을 훔치러 갔는데 한 스님이 제 어깨를 잡고 아무 말 없이 눈을 감고 고개를 좌우로 저으셨습니다. 그날 아무 일 없었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남의 것을 탐한 적 없습니다. 일도 열심히 하고 잘살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날 스님이 주문을 넣어서 착해진 것 같습니다. 그동안 못 와서 죄송합니다. 잠시 빌렸다 생각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곧 애기가 태어날 것 같은데 애기한테 당당하고 멋진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그날 스님 너무 감사했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얼마나 가슴을 울리는 내용인가? 글자 하나 고침 없이 있는 그대로의 편지 내용이며 그날 아무 일 없이 집으로 왔다는 내용은 스님의 꾸지람이 없었다는 내용인 것 같다. 

현문 스님은 모두가 힘들었던 외환위기 때로 기억하시며 워낙 국가도 국민도 어려웠던 시기여서 시주함에 손을 대는 사람이 더러 있었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자 시주함 문을 잠그지 말라 했다는 언론사 보도에 존경하는 마음과 함께 저절로 고개 숙여진다. 시주함을 열어둬야 니 돈도 아니고 내 돈도 아닌 게 되니 가져간 사람 마음이 편하지 않겠냐는 취지였는데 그 말씀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시주함을 넘보는 사람의 마음 까지 헤아리시는 현문 스님!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마땅한 글귀가 떠오르지 않음이 송구스럽다. 그리고 현문 스님은 그 소년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날의 일은 또렷이 기억하고 계신다는 말씀도 하셨다는 언론의 보도다. 이 보도를 접한 후 세상 사 는 것이 마냥 즐겁다. 아직 한 번도 뵙지 못한 현문 스님! 꼭 찾아뵙고 싶다. 

아울러 보도를 접한 모든 분들의 생각도 같지 않을까? 세상을 아프지 않게 하시고 밝음을 주신 현문 스님께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전하며 27년 긴 세월을 작은 실수 하나로 무겁고 힘들게 살아온 그때 그 시절 철부지 소년, 예비 아빠에게도 사랑하고 존경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런 분들이 많을수록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을 텐데 참! 아쉽고 안타깝다. 가끔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어린아이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라면 또는 과자 한 봉을 훔쳤다고 작은 실수 하나 용납하지 않고 그냥 경찰서로 보내는 야박한 세상! 떳떳하지 않게 부자 되어 뻔뻔하게 사는 사람! 이런 세상 이런 사람들 때문에 내일이 염려되며 화가 자꾸 난다. 용서와 사랑이 넘치는 현문 스님! 참 착하게 자란 그때 그 시절 소년, 예비 아빠 앞날에 꽃길만 열리길 기도 또 기도하면서 모든 이들이 “용서와 사랑”으로 세상을 살아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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