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마디]  재능 있는 아이뿐 아니라, 모든 아이에게도 행정서비스를!
[나도 한마디]  재능 있는 아이뿐 아니라, 모든 아이에게도 행정서비스를!
  • 하동뉴스
  • 승인 2020.04.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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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까지 우리 지역에서는 케이블 방송의 미스터트롯이 인기였다. 출연자 중 하나인 하동의 어린 학생 때문에 그 관심은 더욱 높았다. 읍·면에서는 하동출신 가수 정동원 군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고, 이장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 등 알만한 단체들이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내용의 현수막을 동시에 내걸었다.

 군민들이 내 고장 출신 참가자를 응원하는 일이야 당연한 일일 테지만, 저렇게 많은 기관·단체가 응원의 현수막을 걸어야 할 일인지는 의문이다. 이들 단체들이 주장을 내걸고 현수막 걸 일이 어디 오디션 참가자 응원뿐이겠는가? 행정이나 의회가 잘못한 일도 있을 테고 주민 대다수가 공분하는 일도 있었을 텐데 주민의 입장에서 현수막 하나 건 적이 있었는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많은 단체들이 거의 동시에 구성원들의 뜻을 모으기가 쉽지 않음을 생각할 때, 하동군이 현수막 게시 과정에서 직·간접의 영향을 미쳤으리라 짐작된다. 단체 구성원들의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결정으로 현수막을 게시한 게 아니라 관이 주도한 일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은 미스터트롯 마지막 투표 며칠 전, 하동군 문화체육과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문자를 주민과 향우들에게 보냈고, 그 내용이 SNS로 널리 전파된 사실로도 확인된다. 

 4만7000 군민의 삶을 위해 일해야 하는 하동군이 오디션 프로 참가자를 위해 ‘잊지 말고 투표하자’는 문자를 보내는 게 타당한 일인가? TV의 한 오디션 프로에서 하동의 어린 학생이 1등을 한다면 하동군민의 문화예술 재능과 감수성이 폭발적으로 향상되는 일인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 어린 학생에게 대학 졸업까지 장학금을 약속하고 악기를 선물한 병원도 있는데, 그때 보여준 인자한 모습의 하동군수께 묻고 싶다.

 하동의 미래, 하동의 희망이 노래 잘 부르는 그 아이 하나뿐인가? 그 아이는 그렇게 자상히 챙기면서 하동의 다른 아이들은 왜 그렇게 무관심한가? 윤상기 군수는 홍준표 전 도지사의 학교급식 지원 중단에 맞서 싸우기보다, 도내에서 가장 먼저 어린 학생들에 대한 급식 지원 중단으로 군민인 학부모와 맞섰다.

 또 올해는 도내의 12개 시·군이 중학생과 함께 고등학생 교복까지 지원을 하는데도 하동군은 고등학생 교복을 지원하지 않는 6개 시·군중 하나로 남았다. 고등학생 교복 지원을 위해 수십억 예산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겨우 8천만 원이면 충분한데도 말이다. 하동군수가 노래 잘하고 유명한 어린 학생에게만, 또 언론에 보도될 때만 인자한 이웃집 할아버지가 되기보다 다수의 학생들에게 차별 없는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군정 최고책임자의 모습을 보여주길 요구한다. <하동읍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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