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고동소리] 공자가 사람을 죽였다.
  [노년의 고동소리] 공자가 사람을 죽였다.
  • 하동뉴스
  • 승인 2020.05.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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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스승으로 추앙 받는 공자가, 쌓은 경륜을 펼쳐보고 싶은 욕구에서 벼슬을 구했다. 춘추전국시대라 중원 넓은 천하에 여러 나라가 있었지만, 그가 택한 나라는 노나라였고, 얻은 벼슬은 대사구(大司寇)였다. 맡겨진 직무는 형률(刑律)을 다루며 법도를 어긴 자에게 합당한 징벌을 과하는 일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법무부 장관이었다. 장관이 된 공자는 취임 일주일 만에 고위 공직자 소정묘(少正卯)라는 대작(大爵)을 처형, 목숨을 빼앗아 버렸다. 주변에서 눈을 크게 뜨고 처다 보았고 왕도 놀랐다. 그 때 소정묘는 왕의 바로 아랫자리에서 왕을 보필하던「대부(大夫)」직위에서 권력을 오로지하던 권부의 중심인물이었다.   

「대부」는 봉건시대 왕을 보좌하고 백성들 앞에 위세를 떨치며 거드름을 피우기도 하던 한마디로 힘깨나 쓰는 권력자였다. 그런 소정묘를 공자는 대사구 자리에 앉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꼭 집어내 처단해 버렸던 것이다. 무릇 인(仁)이 사람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도리라고 가르치던 공자의 차가운 형률 집행에, 무엇보다 공자의 제자들이 놀랐다. 제자들이 공자에게 달려가 물었다. ‘아무리 법이 냉정하지만 그렇게까지 할 것 없는 게 아닙니까?’하고 까닭을 밝혀 달라 요구하였다. 공자는 ‘너희들 똑 바로 알아두어라!’며 요긴한 가르침이라는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무릇 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은 다음 다섯 가지 부류의 사람은 반드시 척결, 나라 기강을 세워야한다. 

 첫째 겉은 반듯하나 마음을 거꾸로 하면서 음험한 자다. 둘째 내 뱉는 말에 사기성이 넘치면서 막힘이 없는 달변가다. 셋째 행위는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이면서 고집이 센 자다. 넷째 뜻은 맑지 않으면서 아는 것은 많은 자다. 다섯째 바르지 않은 것 즉, 불의에 순종하면서 혜택만 누리는 자다.” 공자는 제자들 앞에서 이렇게 설파하고 “다섯 부류 가운데 한 가지만 해당 되어도 살려둘 가치가 없는데, 소정묘는 다섯 부류 모두를 지녔다!” 고 말해 제자들이 다시 토를 달지 못하게 했다. 입을 다물어 달리 말을 못하는 제자들에게 공자는 이렇게 덧붙였다. “낮에 강도질하고 밤에 담장을 넘는 사람은 반드시 죽여야 될 도둑이 아니다. 도둑은 자기 배를 채우려는 작은 욕심에서였지 나라를 거덜 낼 역적은 아니다. 내가 앞에서 든 다섯 부류는 곧 나라를 해칠 부류라는 얘기다!”

 공자가 창시한 유학의 4대 중심 사상은, 누구나 아는 인(仁)?의(義)? 예(禮)?지(知)다. 그 가운데 가장 앞에 둔 가르침이 곧, 어진 생각으로 타인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인’이다. 그런데 공자가 앞에서 든 다섯 가지 부류에 한 가지라도 해당되는 사람은 ‘인’을 베풀어 줄만한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하늘 아래 결점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라 경영에 참여하여 국민들의 삶을 보살피겠다고 날뛰는 권력 지향적인 낯 두꺼운 정치인들 가운데, 공자가 제시한 다섯 부류 중 한가지에도 속하지 않은 진정한 인재는 흔치 않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장점만 갖춘 사람은 더구나 찾기 힘든다. 진정한 인재는 대개 결점이 있다. 능력은 갖추었지만 도덕적 결점 때문에 재능을 발휘할 자리를 못 찾는 경우도 허다하다. 

 경쟁이 치열한 생존 마당에서 야심을 품은 자는, 자기를 도와 줄 인재를 찾기 마련인데, 하나 같이 도덕적 결점은 따지질 않고 자기에게 얼마만큼 도움이 될 것인가를 따진다. 자기의 야심을 채우는데 옆 사람의 결점쯤이야 문제 삼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이 맑아지지 않는다. 현명한 사람 입장에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매스컴이 극도로 발달한 시대, 많이 배웠다는 지식인들은 배움이 얕은 국민들을 알아듣기 힘든 궤변으로 속여, 자기의 욕심을 채운다. 가장 흔한 게 정치 지도자 들이다. 우리는 항상 옆에 보고 견딘다. 시대를 잘못 만나 망가진 평생을 아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돕겠다는 시민단체가, 국민들이 낸 성금을 엉뚱하게 쓰고 그걸 변명하느라 용을 쓰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다. 거기다가 한 술 더 떠 사건을 정치 문제로 끌어들여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려는 작태가 참으로 가소롭다. (사)대한노인회 하동군지회 지회장 정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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