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엇박자로 2022년 하동 세계 차(茶)엑스포에 '찬물'
종교계 엇박자로 2022년 하동 세계 차(茶)엑스포에 '찬물'
  • 하동뉴스
  • 승인 2020.06.10 13: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정은 대규모 차밭 조성
종교계는 차밭 굴취(훼손)

하동 야생차의 세계농업유산 등재에 이어 오는 2022년 하동 세계 차(茶)엑스포 개최 기원에 찬물을 끼얹는 어처구니없이 일이 지역사회에 발생해 군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게다가 하동군은 22억 5000여만 원을 투입해 군내 화개·악양면 등 4개 읍·면에 50㏊에 이르는 대규모 차 밭을 조성하겠다고 계획,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모 종교계에서 작물전환을 위해 차 밭을 굴취하면서 행정과 종교 간 엇박자 빚어졌다.

더욱이 모 종교계에서 작물을 전환하려 한 부지는 인근에 차 밭이 잘 정돈된 곳으로 하동 야생차의 세계농업유산 등재에 크게 기여했던 곳이어서 군민은 물론 차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로부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군은 현재 재배되고 있는 차밭이 대부분 산지형 타원으로 노동환경 열악과 고령화는 물론 기계화 작업이 어려워지면서 생산가능 면적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은 오는 2022년 5월까지 국·도·군비 등 모두 22억 5000여만 원을 투입해 군내 화개·악양면 등 4개 읍·면에 50㏊(기계화 차밭 30㏊, 산지다원 20㏊)의 대규모 차밭을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군의 대규모 차밭조성 계획을 보면 야생차밭 확대로 20㏊를, 기계화 차밭조성으로 30㏊를 각각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야생차밭은 화개면 정금 지구와 모암지구며, 기계화 차밭조성은 악양면과 하동읍 섬진강 두곡지구, 횡천면 횡천강 일원, 기존의 평지다원 등이다.

정금지구와 모암지구 차밭조성은 오는 2022년까지 15㏊와 5㏊에다 종자번식(육묘이식)을 한다는 계획이다.

또 섬진강 두곡지구 2.5㏊에다 삼목묘 1만주를 식재해 다원으로 조성하며, 악양 입석지구 0.7㏊에다는 종자번식(육묘이식)으로 경관용 차밭을 조성한다는 게 군의 구상이다.

또한 횡천면 횡천강 일원 0.7㏊ 역시 경관용 차밭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군의 이 같은 추진 계획에는 국·도비 등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실제로 대규모 차밭 조성을 위한 총사업비 22억 5000만 원(국비 50%와 도·군비 30%, 자부담 20%)을 확보하는 데는 다소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현재까지 국·도비 확보는 물론 자부담 투입 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군은 올해 차밭 조성을 위해 당초 예산에 녹차연구소 출연금 2억 원과 특화산업과 5000만 원 등 모두 2억 5000만 원을 투입해 녹차연구소 시험포장에서 차나무 20만 주를 삽목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20%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 3일 군내 화개면 정금리소재 모 종교계 소유의 녹차 밭 3478㎡가 작물전환을 위해 굴취(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종교계에서는 이 부지에다 녹차가 아닌 두류를 재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군은 지난 4월께 이 종교계 소유부지의 녹차 밭 굴취(훼손) 후 타 적물전환을 재검토해 달라며 3회 요청한 후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5월께 대체부지도 제안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종교계 소유의 부지는 녹차 밭으로 조성되어 있는데다 문제의 부지 인근은 하동 야생차의 세계농업유산 등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계 소유의 녹차 밭 굴취(훼손)에 대한 대다수의 군민들은 “해도 너무 한 것 같다”면서 “종교계가 앞장서 세계농업유산 등재를 기뻐하고 오는 2022년 하동 세계 차(茶)엑스포 개최 기원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할 판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종교계에서 농지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 행동이다”며 “개인의 사유재산권에 행정이 이래라저래라 간섭을 하지 못하면서 빚어진 일이며 향후 2022년 하동 세계 차(茶)엑스포 개최에 차질이 빚어질까 심히 걱정된다”고 답했다. 강정배 기자 kjb3454@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