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칼럼] 달라진 추석과 일상
[박영일 칼럼] 달라진 추석과 일상
  • 하동뉴스
  • 승인 2020.09.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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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도의회 7,8대 의원
(교육사회 위원장) 박영일

 2020년 추석은 양력 기준 10월 1일이며 모처럼 만에 찾아오는 자연적인 황금연휴다. 언론이나 일반 사람들은 보통 황금연휴를 이틀 이상 연달아 휴일인 때를 말한다. "중추절" "가배" "가위" "한가위"라고 하는 추석은 한해 농사를 끝내고 풍성한 명절이라 누구나 기대하며 부푼 꿈을 가진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은 다가왔다. 고향의 부모님들은 힘든 객지 생활에 청춘을 다 바치고 있는 자식들을 한없이 기다리고 자식들은 바둥대고 살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허다해도 언제나 부모님께는 별일 없고 좋은 소식들만 전하며 특히 추석이면 정든 고향 사랑하는 부모님 뵙기를 고대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긴 연휴를 새롭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고향을 찾고 부모님을 뵙고 여행을 즐기는 것 모두가 좋은데 올해만큼은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이동 없는 추석을 보내면 어떠할까?

 차마 자식이 먼저 못 간다는 말을 할 수 가없다. 부모님이 고향을 오지 마라 해도 불효한다는 마음이 앞서 깊은 생각에 빠지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감염병 지역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가족모임을 "비대면"으로 권장하면서 그나마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뵙는 대신 정성을 담아 선물을 보내는 사람이 증가하고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70% 가깝게 정부의 예방수칙에 동참한다는 긍정적인 보도가 있다. 그리고 추석 명절 전 형제들과 친지들이 모여 벌초를 하는 풍속이 있는데 이것마저 제대로 할 수 없어 씁쓸함이 더하고 "벌초 대행"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생활이 너무 불확실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게 아쉽다. 이렇게 어수선한 환경에서도 혼잡한 연휴 기간을 피해 벌초와 성묘로 조상을 뵙고자 선산을 찾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 풍속과 민족성을 엿볼 수 있다.

 예년 같으면 즐거운 마음으로 막걸리와 달콤한 믹스커피 한 잔으로 추석을 음미하고 세상사를 논하겠지만 코로나19로 너무나 달라진 환경에 인간미가 차츰 옅어짐에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번 추석 명절뿐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에 경험해 보지도 예상하지도 못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에 우리는 밝아오는 내일이 무겁고 두려워진다. 추석의 풍속과 일상 변화와 함께 사랑과 따뜻한 체온이 담긴 명절 선물에도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건강식품, 의류, 과일, 생필품 위주가 마스크 위생용품으로 바뀌어 소중한 마음 담을 여유로움과 공간이 없어 아쉽고 허전함이 함께 한다. 교육에도 불평등과 "질" 저하로 교육부 학부모 학생 모두 아우성이다. 특히 수능을 코앞에 둔 고3 학년생들은 어릴 적부터 대면 수업을 하고 있는데 갑작스러운 "비대면"으로 양질의 수업을 받지 못해 재수생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당국에 특별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며 진학 준비에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오직 하나의 목표를 위해 12년을 쉼 없이 달려온 학생들에게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교원을 증원하는 방법으로 공교육을 강화하여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겠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고 단시일에 불가능하며 그 많은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과제이다. 다행히 온라인과 거리두기 격일제 수업 등으로 만족할 수는 없지만 위급한 상황은 넘겼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된다면 “교육의 질” 자체가 너무 저하되고 불확실성 때문에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경제도 심각하다. 정부의 계속되는 2단계 방역으로 자영업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이 생계 위협을 받고 있어 수도권의 프랜차이즈, 카페, 음식점, 300인 미만 학원 등이 14일부터 정상 영업을 할 수 있게 허용하고 PC방도 고위험 시설에서 제외했다. 오는 28일까지 2주간은 특별 방역 기간으로 정해 전국에 방역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감염병 확산 저지에 문제가 없을까? 또 일상의 큰 변화 중 하나는 직장의 근무 형태다. 재택근무 장기화로 상당수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커져 음지가 있는가 하면 가전, 가구, 리모델링 업 등은 때아닌 호항을 누리는 양지가 되었는데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문제며 여유 있는 기업의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가정이 단순한 쉬는 공간을 넘어 공적 기능까지 담게 되면서 순기능과 역기능이 함께해 역기능을 바로잡고 정착 시키는데 긴 시간과 노력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또 달라진 생활은 새로운 시작인 결혼, 이 세상 끝을 마무리하는 장례 관습도 이제 추억 속으로 자취를 감출 것 같다. 국민은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 물품 구입도 "비대면"하는 일명 "언택트" 없는 세상을 기다리며 사람과 사람 복잡한 거리를 그리워하고 있다. 하루빨리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힘 모아 뜻 모아 정부의 방역 지침을 따르고 마음만 고향과 부모에게 여행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동 없는 추석 조용한 추석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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