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민지원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기고] 대민지원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 하동뉴스
  • 승인 2020.09.2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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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 화개장터 침수… 300mm 넘는 폭우, 홍수·범람·태풍으로 쓰레기가 넘치는데, 희망을 잃은 화개장터 주민“ 등 수해 피해의 참혹한 현장을 SNS와 뉴스를 통해 쉴 새 없이 보도됐다. 당시만 해도 ‘물이 많이 찼구나!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경남지역을 벗어나 서울, 부산을 포함한 전국에서 침수 피해가 확산되고 있었다. 대장님을 포함한 간부들이 주말에 출근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접하며 ’예삿일이 아니다. 대민지원을 가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8월 9일(일) 첫 대민지원 출동 명령을 받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왜 하필 일요일이야? 주말인데도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겠네...”라는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 찬 채 화개장터로 향했다. 그리고 마주한 화개장터의 참혹한 현장은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했던 내 어리석음에 부끄럽고 후회스럽기까지 했다. 가정집은 물이 가득해 가전제품과 가구는 젖어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곰팡이 냄새가 진동했으며, 상가에 진열된 상품들이 모두 젖어 모두 버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루 이틀에 끝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변덕스러운 날씨도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비가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하고, 덥고 습한 날씨에 전투화, 전투복이 다 젖어 작업에 오히려 방해가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태풍까지 동반되어 화개장터 주민들의 멍울진 가슴에 방망이질만 계속됐다.

 이런 우리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이 대대장님께서는 “주민들이 전투복 입은 사람들을 가장 좋아한다. 우리들의 할머니, 할아버지 집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자!”라는 말로 힘을 북돋아 주셨다. 나는“힘들수록 국민들을 돕고 지키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자 존재 이유다.”라는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고,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다. 그리고 화개장터 주민들이 다가와 “고맙다. 고생한다. 군인들 덕에 산다.”라는 말로 응원을 해주셨고, 힘드신 와중에도 마치 자신의 아들을 챙기듯이 먹을 음식을 아낌없이 제공해주는 모습에 더 고마움을 느끼고 열심히 복구작업에 임했다. 이런 와중에 작전사령관님, 사단장님, 연대장님께서도 현장에 직접 방문해 병사들의 건강을 살피고 대대장님께서도 최대한 병사들의 컨디션을 조절하고자 애쓰셨다. 이러한 관심과 배려로 하동대대 장병 모두는 더위를 이겨내고 더 적극적으로 작업에 임하게 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등병으로부터 전 간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 작업에 참여했고, 100%의 완벽한 복구는 할 수 없는 상태다 보니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지만 조금씩 모습을 되찾는 화재장터의 모습에서 군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작업 후에는 복귀하는 차량에 탑승해 바로 곯아떨어질 만큼 피곤했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어떤 일보다 많이 배우고 경험하며, 국민의 군대가 해야 알 임무가 무엇인지 인식하는 보람찬 기간 되었다. 나는 이번 3주간의 대민지원은 군인으로서의 사명감과 정체성, 배려와 나눔, 단결력 등을 직접 체험하고 배우는 소중한 기간이었으며, 한층 더 성장하고 발전된 나를 만드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39사단 하동대대 일병 배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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