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칼럼] 지혜로운 행동
[박영일 칼럼] 지혜로운 행동
  • 하동뉴스
  • 승인 2020.10.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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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 7·8대 의원
<교육사회위원장> 박영일


 작년 추석도 올 추석도 산천은 변함없는데 한없는 서글픔이 묻어 있었고, 파란 달빛이 정겹게 흐르는 추석이었지만 오가는 사람들 얼굴에는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고향에는 온기와 숨소리, 그리고 정과 사람 냄새가 그리운 추석이었다. 마을 어귀마다 고향을 찾아준 분들에게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리던 곳에 고향과 부모님을 찾아오지 않아도 불효가 아니며, 마음만 보내주고 건강 잘 챙기라는 글들이 줄을 서 있었다. 내년에는 사람이 그립지 않은 마음 찬 추석이 되길 바란다. 정치권도 정부도 이번 추석에는 사랑하는 부모님, 그리고 내 고향을 찾지 않는 것이 되려 효도하는 길이라고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다수의 국민이 불평 없이 동조하고 오히려 고향과 부모님을 찾는 것이 불효라는 경험치 못한 명절이 되었다. 평소에 수많은 사람이 붐비는 터미널과 기차역은 명절 같지 않게 한산했고, 막힘없는 고속도로와 휴게소 또한 썰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여러 국민들이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을 찾지 않고 감염병 확산 방지에 적극 동참한 긍정적 면이 있는가 하면 공항과 제주, 강원 등 관광지에 수십만 인파로 국가 지침을 무시하는 부정적인 면도 있었다. 물론 개개인의 나름 말하지 못할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겠지만, 여행 그 자체는 지혜롭지 못한 행동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봐야겠지만, 지금까지의 추세로 보면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행복 추구를 위해 여행한 것에는 분명 대가가 따르리라 본다. 감염병 확산에 큰 영향을 끼치고, 어렵게 겨우 버텨내고 있는 국민들에 더 큰 실망을 주게 될 것이다. 일상에서도 지키기 어려운 예방 수칙이 여행지에서 제대로 지키는 것이 과연 가능했을까?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또는 2.5단계 격상으로 경제에 타격은 물론 국민들의 생계 또한 크게 위협하고, 4차 추경까지 하는 극단의 조치로 수십조 억 원 예산이 집행되었다. 개인의 소기 목적 달성을 위해 행한 행동들이 이러한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길 바랄 뿐이다. 또한, 이번 일로 다시 한 번 크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중앙 정부나 지자체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인 면은 물론 국민의 정서적인 안정 면에서도 큰 부담을 안고 있으며, 여유 있는 예산이 아니라 대부분 채무이기에 앞으로 어떻게 건전한 재정으로 다시 정상화시켜야 할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것이다. 특히 눈에 바로 보이진 않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비정상적인 생활에 정신 건강이 나빠져 많은 국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두려움에 붙잡혀 있다. 봇물 터지기 전에 하루빨리 치료 체계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 이제 명절 연휴가 끝났다. 잘잘못은 나중에 묻기로 하자. 다시 한번 마음을 재정비하고 이른 시일 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서 보다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자. 이는 수십 수백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나 하나부터’ 솔선하자는 마음가짐이 요구되는 중요한 시기다. 혼자는 외롭고 힘들지만 우리는 함께이지 않은가.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깨끗이 손을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하며, 씻지 않은 손으로는 눈·코·입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또한, 사람이 많은 곳은 방문을 자제하고, 발열·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것은 물론 2m 이상 거리 두기, 특히 생명을 지켜준다 해도 과언이 아닌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도록 하자. 백신과 치료제가 나올 때까진 이것이 우리의 최선이다. 길을 잃어 울고 있는 어린아이처럼 지구촌이 온통 아픔에 울고 있다. 너무나 당연해 소중함을 몰랐던 평범한 일상들… 향기를 머금은 꽃비 아래서 물장구치던 평화로운 일상을 하루빨리 되찾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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