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칼럼] 사람이 산다는 것
[박영일 칼럼] 사람이 산다는 것
  • 하동뉴스
  • 승인 2020.12.2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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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도의회 7·8대 의원
(교육사회 위원장) 박영일


 세밑 풍경은 원래 을씨년스럽고 마음 한쪽 구석이 휑하니 비어 버리는데 유독 2020년은 더욱더 그러하다. 이럴 때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담고 채워줄 무엇이 필요하다. 바로 그것이 사랑, 배려, 베풂, 믿음으로 주변을 보듬어 주는 것이 아닐까? 세상사람 모두가 행복하고 걱정 없이 평생을 산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대다수 사람들이 만족스럽지는 못해도 나름대로 행복하게 생활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정말 연초부터 연말까지 하루도 화사한 봄날은 없었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찬바람 쌩쌩 부는 추운 겨울이었다. 만물의 영장인 우리의 인생도 넓고 넓은 바다를 항해 하는 배와 다를 바 없다.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비 오고 바람 불며 무서운 파도가 앞을 가로막아 배가 침몰하기도 하고 어려운 고비를 넘겨 다시 항해를 시작하여 목적지에 도달하기도 하는데 이 세상에 사람이 등장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생사가 항해하는 배와 한 치 오차 없다는 것이 참 야릇하기도 하다. 사람이 태어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기도 하지만 병마와 싸우다 또는 불의의 사고로 일찍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살아오는 과정에서도 좋은 일 기쁜 일 궂은일 슬픈 일이 반복하면서 웃기도 울기도 하고 태풍이 휘몰아치듯 극복하기 힘든 생활이 계속되면 죽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겠나? 모두가 행복을 꿈꾸고 있지만 세상사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견뎌야 할 때는 견뎌야 하고 참아야 할 때는 참고 그게 사람이기 때문이며 죽고 싶을 만큼 힘들 때 사랑하는 가족과 나를 아끼는 주변이 있음을 생각하며 이를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 사람들이 불공평하게 나 혼자만 불행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울타리를 잠깐 벗어나면 다양 각색의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그냥 보면 다들 괜찮아 보이고 웃으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한걸음 다가가서 눈여겨보면 사람마다 가정마다 한숨과 눈물, 가슴 아픈 사연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어렵지만 버티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이웃끼리 보듬어 주고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힘이 되어 주기 때문이 아닐까? 2020년! 희망과 부푼 꿈 안고 맞이한 한 해였지만 사람이 먹고사는 것을 걱정하고 아프면 치료를 받지 못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는 참 서글픈 일 년이 되어 버렸다.

 코로나19로 소득이 양극화가 극심해져 자본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은 올해가 평생 최고의 소득을 올린 한 해가 되었고 자본이 부족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득이 거의 없는 한 해였기 때문에 더더욱 아픈 한 해가 되었다. 사람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함께일 때 비로소 그 의미가 있는 것이다. 혼자 산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우리 삶의 모든 기쁨과 행복 슬픔과 고난은 결국 사람에게서 기인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기에 사람이 아닌 세상의 다른 모든 것들은 중심이 아닌 조건들에 불가하다. 우리의 이웃들을 살펴보면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수록 사람에 대한 믿음이 깨어지고 이로 인해 많이많이 마음이 아프며 힘들어하고 살고자 하는 의욕마저 없어진다. 그 중요한 믿음이 깨어지지 않게 너무 돈에 억 매이지 말고 메말라 가고 있는 우리들 간의 관계를 잘 추슬러 보자. 오늘도 내일도 우리들의 마음을 뽀드득 소리 나게 닦아보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야 잃어버린 귀중한 일 년을 되찾고 정상적인 생활로 되돌아갈 수 있다. 며칠 후면 새해가 온다. 힘들고 생각하기 싫은 한 해를 요란스럽게 보낼 수 없지만 그래도 마무리를 잘하고 우리의 마음도 잘 추스르고 건전한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을 바탕으로 자기의 직분에 충실하면서 모두가 존경하는 어느 스님의 "세월과 인생"이라는 값진 글을 마음에 담아 2021년 새해를 맞이하고 폼 나게 살 수 있기를 기도하자.

 "세월과 인생" 세월은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아니고 시간 속에서 우리가 가고 오고 변화는 것일 뿐이다. 세월이 덧없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기 때문에 덧없는 것이다. 해가 바뀌면 어린 사람은 한 살 더해지지만 나이 든 사람은 한 살 줄어든다. 되찾을 수 없는 게 세월이니 시시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순간순간을 후회 없이 잘 살아야 한다. 인간의 탐욕에는 끝이 없어 아무리 많이 가져도 만족할 줄 모른다. 행복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가진 것만큼 행복한 것이 아니며 가난은 결코 미덕이 아니며 맑은 가난을 내세우는 것은 탐욕을 멀리하기 위해서다. 가진 것이 적든 많든 덕을 닦으면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잘 살아야 한다. 돈은 혼자 오지 않고 어두운 그림자를 데려오니 재산은 인연으로 맡은 것이니 내 것도 아니므로 고루 나눠 가져야 한다. 우리 모두 부자가 되기보다는 잘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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