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칼럼] 소 잃고 외양간 제대로 고치자
[박영일 칼럼] 소 잃고 외양간 제대로 고치자
  • 하동뉴스
  • 승인 2021.01.2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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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도의회 7,8대 의원
(교육사회 위원장) 박영일


 여러 사람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많이 인용들 한다. 이미 일을 그르치고 난 뒤에 뉘우쳐도 소용없다는 뜻이며 실행은 어렵지만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게 사실이고 소는 잃어도 내일이 있기에 외양간을 제대로 고쳐야 한다. 이 속담의 유래를 학창 시절에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내용을 정리해본다. 옛날 농사를 지으며 어렵게 살고 있는 게으른 부부가 있었다. 경작하고 있는 농토가 얼마 되지 않지만 그래도 암소 한 마리를 키우고 있어 제대로 관리만 잘하면 송아지를 낳을 수 있고 생계 보탬은 물론 그 시절 암소의 가치는 대단한 "부"의 상징이었을 정도로 큰 재산이라 가난을 모르고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부부는 너무 게을러서 부인이 남편에게 먹이를 주는 등 관리를 얘기하면 남편은 못 들은 척 게으름만 피웠고 부인 역시 남편과 다를 바 없었다.

 배고픔을 참지 못한 암소는 외양간에서 발버둥을 치며 애처롭게 울부짖었다. 울음소리에 놀라 부부는 부랴부랴 외양간으로 달려갔는데 이미 소가 외양간을 들이 받아 기둥, 벽, 출입문이 형편없이 망가져 아수라장이 된 후였으며 언제 무너질지 모를 지경이라 그제야 농부는 마지못해 먹이만 주고 내일 고치지 오늘 별일 있겠나 하는 생각으로 고치는 것을 다음날로 미루었다. 공교롭게도 그날 밤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져 결국 외양간의 문이 완전하게 망가졌고 다음날 아침에 먹이를 주러 간 아내가 암소가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찾으려 했지만 이미 도망 쳐버린 소는 찾을 수 가없었다. 부부는 집으로 돌아와 연장을 챙겨 외양간을 수리하였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다는 듯이 이제 와서 고치는 게 무슨 소용이냐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게으른 행동 및 잘못된 선택으로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어떤 후회를 하면 모두 소용이 없다는 의미로 지금까지 이 속담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인용하고 있다. 비가 오는데 다 맞은 후에 우산을 구입하거나 평소 신나게 놀다가 시험 당일에서야 공부 안 함을 후회하고 긴 세월 속에서 어렵게 쌓아 놨던 신뢰나 믿음을 잘못된 선택으로 무너졌을 때 등 일이 잘못되고 나서야 수습을 하는 사항에서도 사용되기도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다소 부정적인 속담을 지금 시대에는 "소 잃고 외양간을 더욱더 튼튼하게 고쳐야 한다"로 바꿔야 한다. 사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지금처럼 다양한 세상에는 사후 관리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예산절감과 피해를 주릴 수 있는 예방에 소홀한 면이 있다. 사후 큰 대가를 치르고서야 대책을 세운다고 동분서주하며 그 또한 확실한 조치를 강구해야 하는데 늘 결과는 부족하고 아쉽다.

 충분한 토론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해 공통분모를 제대로 찾을 수 없어 졸속 처리하다 보니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 온 국민을 패닉 상태에 빠지게 한 아동학대 사망 사건 등등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어떤 특정단체나 집단 어느 한쪽의 입장만을 두둔하고 대변한 결과가 아닐까? 군데군데 허술한 점들이 너무 많아 아쉬울 따름이다. 특히 코로나19도 예방과 사후관리가 그러하다. 다른 국가에 비하면 양호하지만 좀 더 긴장을 하고 멀리 보았다면 더욱더 좋은 결과가 나타났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구촌 전체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항이라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이 있었겠지만 국민이 보기는 서로 간의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고 소통 부족이 아닌가 싶다. 세상에 태어나 꽃도 피우지 못하고 불행하게도 친부모에게 버림받았지만 그래도 소중하고 또 소중한 아이들의 희생에 가슴이 터질 것 같고 온몸이 경련을 일으킨다. 아이를 입양해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 등등 우리가 예방하지 못하고 시기를 놓침에 진심 어린 사죄를 해야 한다. 앞서 거론했지만 법을 제정할 때 충분한 검토 못함 때문에 법망을 빠져나갈 허술한 부분이 많아 똑같은 사건들이 빈번히 일어난다.

 국회와 관련 부서에서는 국민의 눈높이에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과 반복되는 잘못은 실수가 아닌 수준과 자질의 문제라는 것을 꼭 잊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바람이다. 그렇게 부산을 떨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나면 언제 그런 일들이 있었나 하고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 현주소다. 이러한 사항 때문에 언제나 약자가 피해를 보고 강자는 법의 울타리 밖에 있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자도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자도 모두가 약자다. 경솔한 생각인지 모르지만 법은 평등보다 약자 편에 있어야 되지 않을까? 국민을 분노케 하고 패닉 상태로 만든 가슴 아픈 일들을 한번 뒤돌아보고 성찰의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다시는 아픈 일들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기 전에 소 잃은 것을 비난만 하다 보면 제대로 고치지 못하고 같은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잘못됨이 반복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다. 소를 잃었더라도 문제가 발생했더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여 해결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세상에 태어나 못된 어른들을 만나 하늘나라로 간 천사들! 컵라면 하나로 끼니를 대신하며 최악의 환경에서 근무하다 고인이 된 젊은이들! 그리고 많은 사건사고들 다시는 약자들의 상처와 아픔, 죽음이 발생하지 않게 이제는 외양간을 정말 튼튼하게 고치자. 양부모의 인간답지 못함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자기를 해한 사람에게 "사랑해 엄마, 아빠"라는 말을 남기고 간 이유가 뭘까? 올 수 없는 길로 떠난 어린 천사를 지키지 못함에 어른임을 부끄럽게 또 부끄럽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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