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산불과 식목일
[발행인 칼럼] 산불과 식목일
  • 하동뉴스
  • 승인 2021.03.09 0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달 21일 하동군 악양면 미점리 산 68-9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은 다음날인 22일 오후께 주불을 잡았다. 산불 초기발생 19시간여만이다. 이날 산불로 임야 20여㏊가 소실되는 엄청난 피해를 낸 대형 산불이었다. 산림청 소방헬기 등 무려 20여대의 헬기가 동원되고 소방차와 공무원 등이 현장에 투입돼 산불진화에 나섰지만 좀처럼 불길을 잡지 못했다. 21일에만 3건의 산불이 났다. 최초로 읍내 비파리에서 산불이 발생한 데 이어 양보·약양면에서 잇따라 산불이 났다. 요즘에는 산불이 발생하면 인력으로 진화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워낙 숲이 우거진데다 진입도로가 거의 없어 대부분이 헬기 등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보니 산불이 일어났다고 하면 곧바로 헬기를 띄운다. 무엇보다 요즘 산불이 발생하면 쉽게 불길이 잡히지 않아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야간에는 헬기를 이용한 산불은 진화가 어려워 그대로 놓아두다가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곧바로 진화에 나선다.

 이번 산불은 임야를 불태우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민가를 덮치는 사고로 이어질까봐 산림당국은 걱정을 한다. 올해 산불은 규모도 컸지만 예년의 산불과는 다른 느낌을 가져다준다. 뭔가 나쁜 일이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다. 왜 이런 불안감이 생기는 걸까. 근래 전 세계 적으로 증가하는 산불에다 인근 대도시에서의 산불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수해에 이어 코로나 19에서 또 다시 화마로 이어지는 엄청난 재앙이 찾아왔다. 이번 산불의 최초 발화지점은 어디인가? 산불의 원인과 패턴을 잘 추적했는지 되묻고 싶다. 최초 발화지점을 찾았다면 피해 규모의 그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특히 이번 산불로 인적·물적 피해는 얼마인가? 진화에 얼마나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는가. 산불 대응은 잘 되었는가? 또 개선책은 무엇인가? 산불의 발화, 발견, 신고, 진화 과정에서 민간의 역할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개선시켜 나갈 것인지도 파악을 해야 한다. 얼마 있으면 4월 5일 식목일이 다가 온다. 식목일은 나무를 심는 날이다. 공무원과 나무 관련 단체에서는 어김없이 산을 찾아 나무를 심는다. 일각에서는 나무를 심고 일각에서는 산불로 많은 나무들이 사라지고 있다. 매년 산불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나무를 심는 것보다 중요하고 소중하다. 산불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큰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나무를 사랑하고 가꾸는 것은 기후뿐 아니라 환경과 지구를 지키는 것이 우리 모두의 살길이다. 식목일도 중요하지만 산불 발생이 되지 않은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