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칼럼] 몸과 마음이 아픈 세대를 위하여
[박영일 칼럼] 몸과 마음이 아픈 세대를 위하여
  • 하동뉴스
  • 승인 2021.04.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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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도의회 7,8대 의원
(교육사회 위원장) 박영일

 거리를 거닐고 있는 젊은이를 보면 즐겁고 생기가 넘쳐 보여야 건강한 사회 강한 국가의 상징인데 어쩐지 이들을 보면 애잔한 마음이 앞선다. 결혼을 했을까? 취직은 했을까? 정규직일까? 비정규직일까? 아니면 일자리가 없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많은 궁금증이 생긴다. 할아버지 세대는 전쟁과 굶주림 가난 속에 헤매다 한 평생을 보냈고 세월이 흘러 아버지 세대는 가난도 풍요로움도 함께 보듬고 살면서 직장 걱정 결혼 걱정은 하지 않았다. 7~80년대 형님 세대는 물질적으로 최고 수준의 사회에서 부족함 없이 보냈으며 소중한 민주주의도 무임승차해 부담 없이 혜택을 누린 가장 축복받은 세대다. 평생 경험할 수 없는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도 월드컵도 경험했고 지구촌에서 인정받지 못한 나라가 국격이 높아진 덕분에 세계 어느 곳을 가던 대접받는 민족이 되어 황금시대에 살았다. 물론 IMF라는 큰 고통도 있었지만 행복한 세대였으며 취업 결혼 등에 고민 없어 삶이 그렇게 팍팍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90년대에 태어난 세대는 깜깜해 앞이 보이질 않아 가엾고 아프고 슬픈 세대다.

 고생을 안 해 봐서 세상 물정 모른다는 소리를 수없이 듣고 있으며 기성세대들은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저마다 그 세대에 일들만 부각시키며 그때의 어려움만 토로한다. 가난이 부족함이 무엇인지 모르던 세상에 태어나 독립할 시기에 준비할 여유 없이 불어 닥친 힘든 환경에 제대로 대처도 적응하지도 못했다. 성인이 되기 전 물질적 혜택을 부모님 덕에 누렸지만 정신적으로는 불공정하고 “자산버블”과 정규직, 비정규직이라는 불안한 상황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음을 고민과 원망을 함께 하고 있을 것이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지 못해 인터넷, 컴퓨터, 휴대폰, 카카오톡, 페이스북이 무엇인지 몰랐고 몸이 아파도 병원 치료 제대로 받지 못하고 컬러 TV가 아닌 흑백 TV, 라디오 손때 묻은 책을 읽을 수 있음에 대 만족을 해야 했던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가 그래도 마음의 여유가 있고 삶이 행복했다고 본다. 인간미, 수치심, 사랑, 겸손이 부족하고 명예 품위 존경심 등에 아예 관심이 없는 지금 젊은 세대가 가장 불행하며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기성세대의 반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지난날에는 오늘날처럼 자신만을 위해 편법과 반칙을 하면서 살지는 않았다. 몸도 마음도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고 비겁하게 살지 않아 좋은 추억을 가진 행복한 세대라 다시 말하고 싶다.

 학교 수업이 끝난 후 남의 도움 없이 공부를 해도 존경받고 훌륭한 사람이 되었고 페이스북이나 카카오 처럼 온라인 친구가 아니라 서로 부대끼며 맺어진 사람 냄새나는 친구가 있었다. 칼로리 높은 음식 때문에 비만 걱정 안 했고 목이 마르면 샘물을 움켜먹고 맨발로 뛰어놀고 제대로 씻지 않아도 큰 병에 걸리지 않았다. 값비싼 장난감 사지 못해도 불평 없이 직접 만들어 놀았고 "IT"등 첨단 기술의 혜택을 비록 받지 못해도 진정한 친구가 있어 사람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 인성에도 문제없었으며 고급 수영장 정제된 물이 아닌 개울에서 물장구치고 가재 잡으며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부모님의 허락이 있어야 외출이 가능하고 친구와 놀 수 있는 세대와 초대하지 않아도 시간 구매 없이 친구 집에 찾아가 식사도 함께 할 수 있는 세대는 너무나 다른 세상이다. 후자의 환경을 모르고 자란, 세대 부모님만 바라보고 자란 세대가 너무나 안타깝다. 평생 돈을 모아도 보금자리 하나 가질 수 없고 결혼을 직장을 고민하고 있는 이들을 두고 서로 자기 쪽의 유불리로 저울질하고 있는 위정자들의 체면 없는 언행 한심하다 못해 개탄스럽다.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마지못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이들을 위하여 모두가 지혜를 모을 때이다. 과학 기술 발달로 누리는 혜택보다 많이 모자라도 사람 냄새나는 세상이 좋고 비싼 장난감보다 보잘것없어도 스스로 만든 장난감으로 소박하게 놀 수 있는 그 시절의 따뜻함과 정겨움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이들을 위로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추운 겨울에는 외투가 비가 올 때는 우산이 필요하듯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에게 외투와 우산이 되어 주는 것이 가장 지혜로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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