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하동농협 중앙지점…불편은 오직 고객 몫
[현장 르포] 하동농협 중앙지점…불편은 오직 고객 몫
  • 하동뉴스
  • 승인 2021.04.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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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설치는 장소 협소로 포기
시공은 지역 배제하고 타 지역 업체가 

“에구나! 농협 금융창구를 이용해야 하는데 어떻게 가야 합니까?”

지난 21일 오후 하동농협 중앙지점을 찾은 고객 A 씨(90·여·하동읍 비파리 소재).

A 씨는 이 농협이 최근에 금융창구를 1층에서 2층 옛 회의실로 옮긴 사실도 모른 채 예금 등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찾았다가 듯밖에 높은 계단을 이용해야만 했다. 

그는 이날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실버카(노인 활동보조기)에 의존한 채 하동농협 중앙지점을 찾았다. 

그러나 A 씨는 잠시 이동을 멈춘 채 은행 업무를 포기하려다 주위의 도움으로 간신히 높은 계단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마치고 또 다시 계단을 이용해 실버카가 놓인 곳까지 힘들게 내려왔다. 

농협 측이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 계단 이용을 위한 손잡이를 설치해 놓았지만 A 씨는 계단을 내려오는 동안 힘들어 하면서 오랜 시간 동안 계단에서 사투를 벌여야 했다.

A 씨는 본지와 대화에서 “예전에는 농협 금융창구가 1층에 있어 쉽게 이용을 했는데 이젠 농협업무도 계단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포기를 할 생각”이라면서 “하동농협 중앙지점은 고객을 위한 금융기관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씨(적량면 거주)는 다리가 불편한데도 2층에 마련된 하동농협 중앙지점 금융창구를 이용해야만 했다.

그는 이날 예금을 하려고 이 곳을 찾았다가 계단을 이용해 2층에 마련된 금융창구에서 예금을 한 뒤 돌아갔다.

본지가 몸이 불편한데 2층을 이용하기 불편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불편하지만 어떻게 하겠느냐’며 속내를 감추었다.

이들 외에도 대다수의 고객들이 2층 계단을 이용하면서 불편에 따른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하동농협이 금융 창구보다 마트 업무에 무게를 두고 기존의 1층에 마련된 50평 규모의 금융 사무실을 2층으로 옮기고 1층은 마트를 확장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1층 마트 확장과 함께 2층 금융기관 이전과 365 창구 이전 등을 위해 하동농협은 5억 원(비품 포함)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내달 초에 공사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하동농협은 금융 업무를 위한 고객들의 편의 제공을 위해 엘리베이터 설치도 검토했으나 장소가 협소하다는 이유로 포기를 했고, 공사 역시 지역 업체들이 할 수 없다며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서울업체가 낙찰을 받아 공사는 진주소재 업체가 맡고 있다. 진주소재 업체는 낙찰을 받은 서울업체의 지사(자회사)라고 농협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하동농협은 마트 활성화 차원에서 기존의 금융 창구까지 확장하면서도 민원이 유발되고 있는 주차장 확보에는 늑장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본지 취재에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주민들은 “농민을 위한 조합이라고 외치고 지역 농협을 살려야 한다고 하면서 정작 하동농협은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며 “고객 및 조합원들의 편의보다 돈벌이에 더 급급한 것 같아 울분을 토하고 싶다”고 분개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마트의 활성화 차원에서 이번에 중앙지점에 대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게 됐다”며 “주차장 확보는 고민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강정배 기자 kjb34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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