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선·고무 밴드 제거 않고 식재 ‘의문 제기’
철선·고무 밴드 제거 않고 식재 ‘의문 제기’
  • 하동뉴스
  • 승인 2021.07.2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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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분이 철선·고무 밴드에 감긴 채 그대로 식재
해당공무원- 뿌리 분 손상 최소화해야 수목 활착 잘 돼

나무를 옮겨 심는 과정에서 뿌리 부분의 흙덩이는 마대나 철선·고무 밴드로 감싸서 이동을 하고 있다. 이 흙덩이를 '뿌리 분'이라고 한다. 뿌리 분은 이동 중에 나무가 죽지 않게 하고 심고 나서 뿌리가 쉽게 활착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뿌리 분이 떨어지지 않도록 이동 중에는 마대나 철선·고무 밴드로 감아서 묶어둔다. 문제는 나무를 심을 때다. 당연히 뿌리 성장에 방해되는 철선·고무 밴드를 제거하고 심어야 할 것 같은데 현실은 다르다. 

군내에 거주하는 A 씨가 의문을 품고 있는 부분이 이식된 수목에 철선·고무 밴드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본지에 "수목 이식 시 나무 밑 부분에 철선(반생)이나 고무 밴드를 제거하고 심어야 되는지 아니면 그냥 제거하지 않고 심어도 되는 지 궁금하다“며 이같이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본지는 A 씨의 의문에 즉답을 하지 못했다. 사실은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후 본지는 수목의 이식을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A 씨가 본지에 의문을 제기한 부분에 대해 여쭈었다. 

해당 공무원은 답변에서 “수목 이식 시 나무 밑 부분에 철선(반생)이나 고무 밴드를 제거하고 심어야 되느냐고 물었더니 오히려 왜 제거하느냐는 반응이었다"며 "요즘은 수목의 뿌리 분을 감싼 철선(반생)이나 고무 밴드를 전혀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나무를 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본지는 "왜 철선(반생)이나 고무 밴드를 제거하지 않느냐고 하자 요즘에는 철선(반생)은 그대로 두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식된 수목의 뿌리 분이 손상되지 않게 철선이나 고무밴드는 그대로 두고 수목을 심어야 잘 성장한다”는 게 그의 대답이다.

이후 본지는 A 씨가 제기한 의문에 대해 해당 공무원이 답한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지만 의문을 이해하기 보다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A 씨는 “철선이나 고무 밴드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아 수목이 말라죽을 수도 있는데 왜 그대로 두고 수목을 심을 경우에는 고사되어 예산 낭비로 이어진다”는 주장을 했다.

문제는 뿌리 분 고무 밴드에 대해 조경업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제법 논란이 잦다. 

고무 밴드와 관련, 일단 나무 분을 감싼 고무 밴드 위쪽은 반드시 끊어야 한다. 이를 끊지 않은 채 나무를 심으면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모두 인정한다. 하지만 아래쪽 뿌리 분을 감싸는 고무 밴드까지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지는 명확한 결론이 없다. 

업계 전문가는 "고무 밴드가 가로수 고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확정할 수 없다"며 "최근 2~3년 사이 이 문제로 조경업체 책임을 묻는 재판에서 업체에 책임이 없다는 판결도 있었다"고 했다.

학계에서도 고무 밴드가 가로수 고사 원인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 2012년 대학원 학위 논문으로 '조경수목 이식 시 고무 밴드 결속재가 활착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제출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무 밴드가 나무 생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그가 내놓은 연구 결과를 모든 나무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실험 대상이 소나무·잣나무 정도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해당 공무원은 "최초 수목 식재 시에는 철선이나 고무 밴드가 드러나지 않았다. 이후 물을 공급하다 보니 철선이나 고무 밴드가 드러난 것 같다“며 "자연 침하 이후에는 흙을 덮어주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철선이나 고무 밴드는 수목이 활착될 때까지 존치해두어야 수목이 잘 성장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타 지역의 자치단체에서는 식재된 조경수 지표면의 철선이나 고무 밴드를 제거하지 않고  천연밴드를 사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지침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 자치단체는 이식된 조경수에 대해 전량 철선해체와 고무 밴드 제거작업에 들어가 조치 완료했다고 밝혔다.

복수의 조경전문가는 “‘분 뜨기(이식을 위해 주변의 흙을 파내는 일)’에 사용된 철선과 고무 밴드가 땅속 깊이 박힌 나무뿌리를 감싸고 있어 제대로 된 제거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식된 조경수 고사목의 경우 대부분이 녹슨 철선과 고무 밴드가 ‘꽁꽁’ 묶여 있어 숨통을 죄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동군이 군내 악양면 평사리 알프스 정원에 심은 수목은 소나무(해·육송)를 매화, 배나무, 백목련, 배롱나무 등 모두 124주로 이중 기증목이 16주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동정호 지방정원에 식재된 수목은 기증수목 74본을 비롯해 모두 400본 이상의 수목이 식재되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알프스 정원은 T종합건설이 총사업비 18억여 원에 도급계약을 체결해 지난 2019년 6월 착공해 지난 6월 준공했지만 화장실이 없어 내방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강정배 기자 kjb34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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