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칼럼] 참! 서글픈 애국
[박영일 칼럼] 참! 서글픈 애국
  • 하동뉴스
  • 승인 2021.07.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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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도의회 7,8대 의원
(교육사회 위원장) 박영일

 

 시원한 에어컨 바람맞으며 공부하는 학생!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학생! 냉커피 잔을 들고 즐겁게 거리를 거닐고 있는 학생! 학비,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노동 현장에서 구슬 땀 흘리는 학생을 볼 때 참! 불공평하고 이게 세상 사는 것이라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호국 보훈의 달이 지나고 7월도 하순이다. 내년 대선이 눈앞이라 주자들은 현충원을 비롯한 상징적 장소를 찾고 정책 등 의미 있는 말들을 한다. 한데 아쉬운 것은 복지, 보훈 등에 언제나 소외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동족상잔 6.25 때 국가의 부름이 아니라 스스로 국가를 위해 군번 없이 전쟁터에 뛰어든 용기 있는 애국학생인 학도병을 언급하는 주자는 없다. 정규군으로 전장에 참전한 이들은 제대로 된 군번과 그 활동이 전사에 남아 있지만 준비 없이 갑작스레 전장으로 간 학도병들은 기억과 기록도 없으며 국가도 후손들도 별반 관심이 없다. 대통령이 되고자 유권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국민의 시선이 쏠려 있는 곳만 택하는 주자들이 과연 뜻을 이루고 난 후 국민과 국가를 얼마나 위하겠는가? 이러다 보니 국가 미래를 염려하고 정부 정책과 코로나19등 유사시 뜻과 마음 정성을 모아주는 국민의 마음은 무겁다.

 140여 세대가 거주하는 어느 지역의 현충일과 제헌절에 태극기 게양한 가정은 3% 미만 이게 무슨 의미일까? 너도나도 함께 깊게 생각해 보자. 물론 한두 번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가면 갈수록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옅어짐에 우려와 서글픔이 함께한다. 1950년 8월 다부동 전선을 지키기 위한 포항 전투서 전사한 국군제3사단 소속 서울 동성중학교(현재 고3학년) 이우근 학도병의 주머니에서 나온 어머니께 보낼 편지를 읽고 사랑이 그리움이 애국이 무엇인지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으며 모든 국민이 한 번은 읽어보고 새로운 국가관 정립과 가족 사랑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꼭 살아 어머님을 뵙겠다고 한 어린 학도병은 끝내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손수 빨아 입은 속옷 평소 어머님이 빨아준 속옷이 사망한 자에게 갈아입히는 수의가 생각난다며 죽음을 암시한 대목에서 목메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때 학도병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고 소수의 생존자는 아흔이 넘은 분들인데 과연 이들은 국민과 국가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세상 너무 불공평하다.

 그나마 「포화 속으로」라는 영화가 이우근 학도병의 편지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은 꼭 관람하길 부탁한다. 편지나 영화가 다음이나 네이버 등에 "학도병"을 검색하면 전문이 나오겠지만 아픈 사연을 우선 요약해 본다. "1950년 8월 10일 목요일 쾌청 어머니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것도 돌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10여 명 될 것입니다. 나는 4명의 특공대원들과 함께 수류탄이라는 무서운 폭발 무기를 던져 일순간에 죽이고 말았습니다. (중략) 아무리 적이지만 그들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더욱이 같은 언어와 같은 피를 나눈 동족이라 생각하니 가슴은 답답하고 무겁습니다. 어머니 전쟁은 왜 해야 하나요. (중략) 적병은 너무 많습니다. 우리는 겨우 71명입니다 (중략) 상추쌈이 먹고 싶습니다. 찬 옹달샘에서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냉수를 한없이 들이켜고 싶습니다. 아! 놈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시 또 쓰겠습니다. 어머니 안녕! 안녕! 아~ 안녕은 아닙니다. 다시 쓸 테니까요. 그럼 서울 동성중학교 3학년 이우근" 참! 슬프다 평화롭게 도서관, PC방 찾고 냉커피 마시며 젊음을 즐기는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구슬땀 흘리며 노동 현장에서 고생하는 우리 학생들은 또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70년이 지난 오늘과 그때의 학생과 젊은이들의 나라사랑 간격이 너무 벌어져 있다. 하루빨리 간격을 좁히고 다가오는 광복절에는 태극기 물결치는 모습을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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