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사람이 아닌 능력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발행인 칼럼] 사람이 아닌 능력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 하동뉴스
  • 승인 2023.10.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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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발행인 강정배
본지 발행인 강정배

 보잉에서 삼십 년 넘게 일하던 앨런 멀럴리는 포드 자동차 설립자의 증손자인 빌 포드로부터 어느 날 전화를 받는다. 위기에 처한 포드자동차 대표를 맡아 사업 회생작업을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다. 2006년 멀럴리가 포드를 맡았을 때 그해에만 20조 원 가까운 손실을 예상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다. 멀럴리는 매주 목요일 오전 7시, 최고위 임원들과 사업 계획 검토를 위한 주간 회의를 진행했다. 그는 임원들에게 맡고 있는 주요 프로젝트 5개씩을 세 가지 색깔로 표시해 달라고 부탁했다. 녹색은 프로젝트가 아무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것, 노란색은 일부 문제가 있으나 해결책을 찾아 작업 중이라는 뜻, 빨간색은 문제가 생겼으나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이라는 뜻이었다. 그가 첫 회의에서 전체 임원으로부터 100개 가까운 프로젝트에 대한 보고를 받을 때 놀랍게도 모든 색깔은 녹색이었다. 20조 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임원들이 잘못되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보고한 것이었다. 신임 대표에게 잘못 보이면 안 된다는 임원들의 두려움 때문이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필자가 이같이 앨런 멀럴리의 이야기를 인용한 것은 최근 민선 8기를 맞아 포드 자동차에 근무하고 있는 임원들의 생각과 하동군 공무원들의 생각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민선 8기 하승철 군수 취임 이후 국·과장을 비롯해 읍·면장 등의 전보발령을 단행했다. 이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군민들의 공감을 얻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별천지 하동’의 미래도시 조성을 위해서는 ‘사람’을 바꿀 것이 아니라 ‘능력’을 바꿔야 하동이 살아날 수 있다. 

 최근 하동의 각종 경제지표가 흔들리고 있다. 장기적인 비전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인구는 계속해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민선 8기가 출범한지도 1년 4개월이 지나가고 있지만 군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미비하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리 만무하지만 하동의 위기론까지 거론되니 군민들은 괜히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선 8기를 맞아 하 군수는 청년정책은 물론 귀농·귀촌 정책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무엇보다 군은 청년 인구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지만 하동은 그런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특히 잘 있는 청년들을 타 지역으로 전출을 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런 가운데 경남도와 하동군,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달 20일 도청 회의실에서 ㈜엘앤에프와의 투자액 6000여억 원 규모의 이차전지 소재 양산 공장 신·증설 투자에 대한 투자협약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엘앤에프는 대송산업단지 내 20만㎡ 부지에 오는 2028년까지 6000여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400여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로 지역 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다.  ㈜엘앤에프의 대송산단 유치는 그야말로 하동 미래발전을 좌지우지하는 엄청난 사안이다. 11월 중에 부지 계약체결 등을 한다고는 하지만 군민들은 내심 기대 반 걱정 반 이다.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유치해야 하는 하동의 현안 중의 현안이다. 현재의 하동이 미래 도시로 발전을 거듭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려야 한다. 끊임없는 인재 발굴 및 등용을 해야 하고 타 지역으로 전출을 하는 일이 벗도록 심혈을 기울려야 할 것이며 능력 있는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방책도 필요하다. 그래야 하동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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