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간 ‘죽’ 봉사 40대 천사…본죽 하동점 오미연 대표
8년 간 ‘죽’ 봉사 40대 천사…본죽 하동점 오미연 대표
  • 하동뉴스
  • 승인 2018.12.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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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부끄럽습니다. 남편과 가족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겁니다.” “내년에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누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동읍내 소재 하동터미널 건너편에 10평 남짓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본죽 하동점 오미연(45) 대표가 본지와의 대화에서 나눈 첫 대화다.

본지는 오 대표가 무려 8년 동안 남몰래 읍내소재 장애인거주시설 섬진강 사랑의 집에 ‘죽’ 봉사를 남몰래 해 온 ‘소리 소문이 없는 봉사자’라는 주변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최근 오 대표가 운영 중인 ‘본죽’ 영업점에서 만났다.

“어떻게 봉사를 하게 되었냐”며 묻자 오 대표는 “너무 부끄럽다”면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그는 주 3회 오후 3부터 4시까지는 1시간가량 자신이 운영하는 ‘본죽’의 영업점 문을 닫고 장애인 거주시설을 찾아 ‘죽’ 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이기 때문에 직접 가져 간 죽을 떠먹이기도 한다”면서 “식사를 마친 후 이들을 휠체어에 태워 밖으로 나가기도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오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본죽’의 영업점 문까지 닫고 손수 만든 ‘죽’을 만들어 직접 오토바이까지 타고 장애인거주시설인 섬진강 사랑의 집을 찾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변의 지인들과 손님들로부터 ‘왜 문을 닫았느냐. 운동을 하느냐’며 한동안 많은 오해를 받기도 했었다며 오 대표는 슬그머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오 대표는 “오토바이를 타고 죽을 전달할 때 그나마 여름이면 괜찮은 데 겨울철은 추워서 가끔은 힘들 때도 있었다”며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그러나 오 대표에게는 무더위는 물론 추위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가족들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랑했다. 그래서 더 힘이 생겨 힘들지 않은 봉사를 하게 되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리고 오 대표에게 기쁜 일이 생겼다고 했다. 봉사 활동 중에 임신을 하게 되었고, 셋째 늦둥이를 출산했다는 것이다.

이후 그는 남편의 부탁으로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직접 ‘죽’배달은 하지 않고 지금은 섬진강 사랑의 집 교사들이 직접 영업장을 찾아와 죽을 가져가고 있다고 했다.

오 대표는 “‘죽’ 봉사 했더니 이게 다 늦둥이를 만나기 위한 봉사였나 보다”라며 은근히 자랑했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8년 전에 진주에서 대형마트를 운영해 오다 고향이 좋아 남편과 자녀들 모두가 귀향을 한 귀촌 인이다.

당시 본죽 하동점 개업 이후 1년 동안은 주변은 물론 뒤도 돌아볼 여유가 없어 오로지 영업을 위해 일만 해 왔다고 오 대표는 전언했다.

그러다 개업 1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하루 일과를 뒤돌아보게 됐다며 오 대표는 예전부터 진주에서 대형마트를 운영하면서 틈틈이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먹거리 봉사를 했던 일들이 머리에 떠올라 지금의 봉사를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봉사를 하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는 느낌을 평소 받는다고 생각하는 오 대표는 “‘그래 어디 해보자. 잘 할 수 있어’라며 스스로 자신을 다짐하기도 했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주변에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봉사를 해야 하겠다는 마음을 먹기 시작했고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또 “현재 운영 중인 본죽 영업점의 문을 닫는 날까지 계속해서 봉사활동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본죽 영업점 입구 출입문 오른편에다 인형 판매대를 설치, 판매대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한다는 문구까지 붙여 놓았다. 오 대표의 이웃들에 대한 봉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가족으로는 남편과의 2남 1녀를 두고 있다. 강정배 기자 kjb34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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