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고동소리]가요황제 남인수 고향 하동
[노년의 고동소리]가요황제 남인수 고향 하동
  • 하동뉴스
  • 승인 2019.08.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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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인사와 고향을 같이한다는 것은 자긍심을 갖게하는 흐뭇한 일이다. 경우에 따라 자랑하고 싶기도 하다. 대개 알기로는 미성(美聲)의 가요 황제 남인수(南仁樹) 고향은 진주라고 알려져 있다. 수년전에 어떤 모임에서 경남도 고위 공직을 역임했던 지인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였다. 그는 진주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강 씨였다.

이야기 끝에 진주 일각에서 거론됐던 ‘남인수 가요제’를 내가 들먹여, “그런 문화행사가 진주 시민들 정서함양은 물론 애향심 고취에 크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반가운 말을 들었다는 듯 내 말에 맞장구를 치며 열을 올렸다. 진주 사람들 대부분이 남인수의 대표곡 ‘추억의 소야곡’을 즐겨 부르며 남인수의 기막힌 노래에 향수를 느끼곤 하는데 일부 층에서 ‘남인수가 일제의 비위에 맞는 노래를 불렀다’며 가요제를 반대하고 있어 매우 허탈스럽고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남인수가 본래 우리 집안 강 씨이기 때문에 강 씨 문중에서는 ’남인수 가요제‘가 이뤄지기를 간곡히 기대했었다’는 말을 보탰다. 나는 옛날 어렴풋이 남인수가 하동에서 최 씨의 아들로 태어나 진주로 옮겨 강 씨가 됐다는 말을 들은바가 있었으나, 확증을 갖지 못해 대화 중인 지인에게는 전혀 모르는 체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속으로는 언젠가 들었던 남인수 고향에 대한 진실을 캐 낼 수 있는 방법이 막연하여 내 식견이 지극히 얄팍함을 아쉬워했다.

나는 여러 분야의 신문을 즐겨 읽는다. 특히 유명 인사의 칼럼은 가능한 대로 모두 살핀다. 지난 8월 9일자 ‘백세 시대’ 라는 노인 관련 신문에 실린 남인수에 대한 칼럼을 읽고 쾌재(快哉)를 불렀다. 제목이‘가요황제’ 남인수였다. 칼럼을 쓴 사람은 한국 대중음악 힐링 센터 이동순 대표였다. 나는 대단한 발견이나 한 듯 내용을 스크랩하였다.

내가 확실하게 단정적으로 알지 못했던 남인수에 대한 의문이 비로소 풀려 묵은 체증이 내려 간 느낌이 들었다. 내용 가운데 결정적 대목을 그대로 옮겨 본다. 한국 대중 음악사를 통 털어 유일하게 팬들에 의해 ‘가요황제’로 추앙되고 그 전설적 명성이 높이 일컬어졌던 가수 남인수는 원래 진주가 아니라 경남 하동에서 출생했습니다. 첫 이름은 최창수(崔昌洙)였으나 부친 사망 후 개가한 어머니를 따라 진주의 강 씨 문중으로 들어가 호적명이 강문수(姜文秀)로 바뀐 것이라고 합니다.

경남 진주는 가수 남인수의 제2의 고향이자 성장지였습니다. 칼럼에는 남인수의 인물됨을 이렇게 치켜세웠다. 남인수의 대표곡 ‘추억의 소야곡’은 발표와 동시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켜 남인수는 곧장 최고 가수 지위에 올랐다. 남인수 노래가 실린 음반은 줄 곳 날개 돋힌 듯 팔렸다. 음반 판매점에서는 점포 앞에 유성기를 통해 남인수의 기막힌 노래를 날마다 연속으로 틀어대니 음반은 나오기가 바쁘게 팔려 나갔다.
 
전국에서 몰려든 음반 상인들은 이미 매진된 남인수 음반을 사려고 아우성이었다. 레코드 제작 회사 근처 여관은 음반을 사려고 몰려든 사람들로 초만원을 이뤘다. 언론은 남인수의 목소리를 ‘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미성의 가요 황제 탄생’이라고 연일 보도하며 가수 남인수의 출현에 찬탄을 아끼질 않았다.

남인수는 1918년에 하동에서 태어나 1962년 아름다운 목소리 하나로 세상에 큰 울림을 남기고 떠났다. 아까운 생애 45년. 그는 그 무렵에 흔했던 폐결핵을 앓았다는 설이 있었다. 남인수는 무려 270여곡의 주옥같은 노래를 음반에 새겨 세상에 남기고 사라졌다. 그는 죽지 않고 사라졌을 뿐이다.
 
민족이 일제의 핍박에 허덕이던 때 노래 하나로 마음 둘 곳 없던 서민의 고통을 달래 주던 가수 남인수! 하동이 고향이라니 하동에서 ‘남인수 가요제’를 한번 펼쳐 보면 어떨까 싶다. ㈔대한노인회 하동군 지회 지회장 정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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