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하동군에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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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동뉴스
  • 승인 2022.12.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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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스토리텔링-하동 재첩

-‘하동하면’ 죽었다 깨어나도 ‘재첩’이다.

[신기 재첩 특화마을] 섬진강 재첩은 현재 하동군의 ‘야생녹차’와 더불어 명품화 사업 중의 하나이다. ‘하동하면’ 죽었다 깨어나도 ‘재첩’이다. 하동군은 섬진강변인 하동읍 신기리 상저구 마을을 관광객들에게 하동 재첩 맛을 제대로 즐기고 재첩 잡이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명소로 ‘재첩 특화 마을’로 조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재첩 특화마을은 값싼 중국산이 하동 산으로 둔갑, 판매되는 경우가 없지 않아 채취·가공·판매망을 엄격히 하여 ‘하동 섬진강 재첩’의 명성을 지켜나가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재첩 특화 마을은 국비 30억 원, 도·군비 35억 원, 민자 15억 원 등 모두 8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1만여 ㎡의 부지에 가공공장 1동(396㎡), 식당 8동(659㎡), 휴게실 2동(211㎡), 전망대 1동과 화장실 2동 등을 건립한다. 관광객으로부터 벌써부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재첩특화마을에서는 매년 여름 쿨써머 섬진강축제에서 재첩체험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라 한다. 

-섬진강이 품었다 내놓은 재첩, 가짜가 판을 치지만 하동산은 뭐가 달라도 달라
[하동재첩] 섬진강가에 아낙들이 점점이 떠다닌다. 큰 함지박을 밀고나가며 물 위로 떠올랐다 조금 가라앉았다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물이 차오르자 뭍으로 올라오는 아낙들의 함지박과 대야에는 자잘한 재첩들이 한 가득이다. 재첩은 바닷물과 민물이 합쳐지는 모래가 많은 맑은 강, 소금기가 적은 민물에서 자라는 까맣고 작은 새조개를 말한다. 하동 섬진강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갱조개' ‘재칩’ ‘재치’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재첩은 물이 조금만 오염되어도 살지 못하는데 섬진강에서 재첩이 많이 잡히는 것도 섬진강이 아직 오염이 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재첩은 4월 말에서 10월 말까지 채취한다. 하지만 홍수기에는 채취가 어렵다. 황토를 먹으면 싱겁다. 바닷물 염도가 있어야 맛이 있다. 한식 즉 15일 정도 지나야 다시 채취가 가능해진다. 하동에서는 하동포구에서 미리내 호텔까지가 좋은 서식 장소이다. 2006년에 목도 위에서 하동교까지 방류사업을 했다. 산란기는 5~6월인데 먼저 수온과 기타 조건이 맞아야 한다. 중국산 재첩이 요즘 많이 들어온다. 요즘 타 지역에서 먹는 재첩은 거의 대부분이 가짜다. 맛과 향이 섬진강 재첩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섬진강 재첩은 특유의 독특한 향과 맛이 있다. 염도가 높을수록 국물이 맑다. 바지락 맛이다. 민물로 갈수록 국물이 진하고 비린 맛이다. 재첩 종류에는 민물재첩과 참 재첩이 있다. 민물은 껍질 표면의 골이 깊고 참 재첩은 표면은 매끄럽다. 모래밭에서 나는 것은 노란색을 띠고, 뻘밭에서 나는 것은 검은 색, 돌밭은 자주색을 띤다. 큰 색깔 테두리에 따라서 나이를 측정할 수 있다. 재첩은 홍수가 나기 전 가장 빨리 역류한다. 기후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맑고 끈적한 곱을 내어 이동하고, 모래 속으로 들어갈 때는 모로 서서 좌우를 움직여 조금씩 들어간다. 민물이 빠졌다가 역류할 때가 재첩 잡는 최적기이다. 이때 가장 많은 재첩이 땅 밑에서 올라온다. 채취 방법은 3가지 정도이다. 물살에 바닥의 재첩을 긁어오는 걸갱이(도수망), 체소쿠리, 동력을 이용한 항망 등이다. 채취 구역은 어촌계 별로 따로 책정돼 있다. 재첩은 사람들도 즐기지만 잉어 숭어 청둥오리들의 양식이기도 하다. 현재 중국산 재첩은 30㎏이 12000원, 하동 산 30㎏은 10만 원 대라고 한다. 좀 더 많은 이득을 취하려는 장사꾼들이 있어 하동군 내에서도 중국산 재첩을 사용하는 집이 더러 있었다고 한다. 홍합을 끓여 재첩을 가미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점은 결국 하동을 찾는 관광객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어줘 지금은 자체적으로 단속 관리하고 있다. 한국은 전체 인구의 50% 소비지만, 일본은 전체 인구의 80%가 재첩을 먹는다. 우리나라의 ‘복날’처럼 일본은 재첩 먹는 철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7월15일~8월15일까지 한 달이다. 일본은 검은색에 광택이 있는 것을 최고로 친다. 재첩은 껍질째 삶아 재첩 국, 재첩 회, 재첩부침개 등 다양한 음식으로 활용하지만 이 중에서 재첩국은 담백한 국물 맛으로 가장 인기가 있다. 일반적으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숙취 제거에 효과가 있어 해장국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재첩의 맛은 ‘뚫리는 시원함’이다. 못 먹으면 속에서 천불이 난다고? 속이 운다고?
국 한 그릇에 섬진강을 그대로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맑은 국물에 자잘한 알맹이가 쫀득거리며 씹히는 재첩 국. 재칩 국 또는 재치 국이라고도 한다. 숙취해소를 위한 재첩국은 걸걸한 속을 뻥뻥 뚫리게 시원하게 만든다. 술 먹은 뒤 재첩은 500년 묵은 삼삼과 비교를 못한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재첩은 섬진강을 대표하는 하동의 명품음식이다. 참말로 소탈하기 그지없다. 밥상위에 올라온 재첩국은 결코 특별하지 않지만 대단히 특별하다. 요리법은 간단하다. 재첩을 바락바락 문질러 깨끗이 씻은 후 껍데기째로 한소끔 끓이면 된다. 육고기처럼 오래 푹 고우는 것도 아니다. 단지 먹기 편하도록 껍데기와 알맹이를 분리하는데 이때 처음에 끓인 물을 버리지 않고 놔두었다가 알맹이와 함께 다시 한소끔 끓이면 된다. 밥상에 내기 전에 부추(경상도에선 정구지)나 실파를 종종 썰어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춰 먹으면 된다. 뽀얗게 우러난 맑은 국물과 부추의 푸른 빛깔이 어우러져, 마치 푸른 댓잎 쓸리는 섬진강 풍경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하다. 재첩국은 다른 음식 재료와 어울리기엔 너무 담백하고 순정한 맛이다. 소설 ‘칼의 노래’로 유명한, 소설가 김훈은 하동 재첩 국을 두고 ‘순결한 원형의 국물’이라 했다. 한입 들이키면 금세 기갈이 가시는 듯하다. 온 몸의 신경세포를 따라 섬진강 물길이 휘휘 돌아쳐나가는 것 같다. 명의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재첩은 눈을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며, 특히 간 기능을 개선하고 향상시켜주며, 황달을 치유하고 위장을 맑게 한다”고 적혀 있다. 또 “재첩은 소변을 맑게 하여 당을 조절하는 효능이 있으며, 몸의 열을 내리고 기를 북돋아주는 효과까지 있다”고 되어 있다. 껍데기를 골라낸 재첩 알갱이에 배와 부추, 상추, 봄동, 양파, 달래를 넣고 초고추장에 비벼먹는 재첩회도 향긋하게 씹히는 맛이 끝내준다. 재첩, 1년에 한 번을 못 먹으면 속에서 눈물이 차오른다는 바로 그 재첩이다.

-못살고 배고팠던 시절 재첩 국에 얽힌 억센 우리 어머니와 우리의 이야기 하나
섬진강변 아낙들은 농사일 틈틈이 강가에 나갔다. 배를 곯는 자식들의 얼굴을 쳐다보며 참말이지 한밤에라도 강으로 달려가 밤새도록 강바닥을 긁어 재첩을 잡곤 했다. 지게에 함지와 걸갱이를 짊어지고 나가 허리가 휘어지도록 한 짐씩 잡아왔다. 한 솥 가득 끓여 한 그릇 씩 하고나면 그제서야 허기를 채울 수 있었다. 남는 것은 삶아 재첩 국을 만들어 양철동이에 이고 청암이고 악양이고 화개골짝까지 들어 발품으로 재첩을 팔았다. 해 저물도록 어미가 돌아오지 않자 아이들은 동구 밖까지 나와 목을 빼고 어미를 기다리곤 했다. 밤늦게 돌아온 어미의 손에는 쌀 됫박 보리 됫박이 쥐여져 있었다. 글/ 하동군·한국국제대학교 정리/하동뉴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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