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 인명 구조함 관리 엉망
수난 인명 구조함 관리 엉망
  • 하동뉴스
  • 승인 2023.07.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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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사고로부터 인명을 보호하기 위해 지자체와 소방서 등이 설치한 인명 구조함이 설치·관리 조례 없이 사실상 방치되면서 위급 상황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13일 적량면 경서대로 622 용소보. 용소보는 여름철이면 많은 피서객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실제 용소보 입구에는 ‘인명 구조함’이라며 인명구조 장비가 담겨져 있고 ‘본 장비는 익수사고 발생 시 누구나 활용하는 인명 구조함입니다. 구조장비는 구명환과 로프가 있습니다’는 글귀가 있다.

그러나 이날 인근에 설치된 수난 인명 구조함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는지 정면 유리(플라스틱)가 깨지고 내부 구조장비는 물에 담겨져 있었다. 여기에 또 다른 인명 구조함은 익수사고 발생 시 누구나 활용하는 인명 구조함이라고 글귀까지 새겨 놓고도 자물쇠를 채우도록 장금장치까지 해 놓았다.

이모(46) 씨는 “매년 용소보를 찾고 있지만 인명 구조함의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다”면서 “인명 구조함 내부를 확인했더니 구조함 앞 유리가 깨져 있었고 구명조끼나 구명환 등이 물에 잠겨 있는 데다 햇빛 등의 영향으로 인해 너무 낡아 제대로 쓰일 수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난 사고는 초기 대응이 중요한 만큼 전문 구조인력이 도착하기 전 신속한 구조 활동을 하기 위해 구명로프, 구명환, 구명조끼 등으로 구성돼 설치된다.

지자체, 해경, 소방 등은 자체적으로 저수지나 하천, 해수욕장 등 수난사고 우려지역에 인명 구조함을 설치하는데, 관리 규정은 해양경찰청 훈령에만 언급되고 있어 해경 관할을 벗어난 하천 등 지역은 관련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하동소방서는 군내 수난 안전시설물 모두 49개(하동읍 8, 적량면 1, 화개면 10, 악양면 3, 청암면 4, 옥종면 1 등)로 인명 구조함 40개와 수난안전 위험경보시스템 9개에 대해 해빙기 등에 맞춰 지난 5월에 일제점검·정비를 벌였다.

수난안전 위험경보시스템은 물놀이 위험지에 설치되어 있으며 송림공원에 2개가 설치되어 있지만 본지가 취재한 적량 용소보에는 이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서 관계자는 “매년 수난 안전시설물에 대해 2회 정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최근에 점검 후 문제가 발생된 인명 구조함에 대해서는 새로 교체를 했다면서 본지가 밝힌 장소에 대해 현지 확인을 하겠다”고 답했다.

하동군 역시 저수지 등 하천에 32개 수난 인명 구조함을 설치했는데 관리 인력 부족 등으로 의무 점검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군이 수난 인명 구조함의 관리에 대해 해당 지역 읍면 공무원들에 의존하면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장비 교체 매뉴얼도 없다보니 대부분 눈대중으로 낡았다고 판단되면 그 때 보수·교체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수난사고가 잦은 지점에도 수난 인명 구조함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정부차원 관련 기준 마련은 물론 활용 매뉴얼이나 위치정보 등을 활용해 활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여름 물놀이 시즌 등을 앞두고 한 번씩 점검에 나서는데 일부 누락된 곳이 있었던 것 같다”며 “다시 점검을 거쳐 장비 보수 등에 집중을 해 물놀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정배 기자 kjb34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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