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칼럼] 재난과 지도자의 역할   
[박영일 칼럼] 재난과 지도자의 역할   
  • 하동뉴스
  • 승인 2023.07.25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도의회 7·8대 의원
 (교육사회위원장) 박영일

 유난히 2023년 7월에는 안부를 자주 묻게 된다. 예년 장마철에는 농·산·어촌 지인들에게 비 피해는 없는지? 올해는 그래도 안전하다며 도시에 거주하는 지인들에게 안부 전화를 한다. 지하차도, 지하 주차장, 지하상가 등에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극심하다는 보도에 편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삶의 터전인 지구촌이 폭염, 가뭄, 산불, 폭우, 폭설, 산사태, 지진으로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안전지대로 평가받았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칭칭 휘감아 물 폭탄, 산사태로 인명, 재산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이런 기후변화 원인의 90% 이상 인간의 책임이라는 사실. 이걸 또 어떻게 하나? 인간이 자연환경을 짧은 시간에 심각하게 훼손하여 지구의 자생력을 잃게 만들었다. 오래전부터 세계 기후, 환경 석학들이 대기, 소음, 수질의 문제점에 강하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설마설마 또는 자국의 이익 추구를 우선하다 보니 폭우, 폭염, 산불, 산사태로 지구촌은 재앙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거론할 것 없이 우리를 뒤돌아보면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절제된 개발, 환경 보존에 깊은 관심, 아낌없는 재정적 지원, 방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 동참이 요구된다. 이번 폭우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누가 보아도 부끄러운 인재다. 지자체, 소방, 경찰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졌어도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지 않았겠나? 책임을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까지 물어야 한다. 이번 사고로 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함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폭우, 산사태 등 재난을 인간의 힘으로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기에 최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오래전부터 반복되어온 문제점을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겠지만 이번 일을 교훈 삼고 슬기롭게 대처해 제자리를 찾도록 함께 노력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일본과 여러 가지 문제로 결코 마음이 내키지는 않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재난 시스템은 배워야 할 것이다. 이번에 우리보다 더 나쁜 환경에서도 희생자와 재산 피해는 적었다. 이들은 태곳적부터 지진, 태풍 등으로 많은 고초를 겪었기에 재난 대비 대처 능력은 빈틈이 없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번 폭우 피해를 교훈 삼아 반복되는 일이 없게 하고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데 한마음을 요구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폭우로 만신창이 되어 삶이 피폐 되었음에도 정치는 어제도 오늘도 진영 논리로 양극화 되어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가 닥쳐오고 있지만 국민이 하나로 뭉쳐 대응하기는커녕 서로 싸움만 하니 답답하고 허탈할 뿐이다. 특히 정치 지도자를 비롯한 사회 지도층이 어떤 이슈가 나오면 먼저 편 가르고 내 편은 무조건 옳고 상대편은 무조건 그르다는 진영 논리로만 대처하니 해결책은 오간데 없으며 사랑, 배려, 정이 메말라 삶이 핍박해진다. 하지만 실망만 말고 희망을 가지자. 폭우 속에서 죽음을 두려워 않고 주변의 귀중한 생명을 구한 의인들! 지난 7월 7일 밤 서울 지하철 6호선에서 한 네티즌이 SNS에 올린 영상은 답답하고 허탈한 마음을 시원하고 뭉클하게 했다. 

 다른 사람의 토사물을 치우는 모습 그리고 그 자리에 다른 승객이 앉으려 하자 상황을 설명하며 다른 좌석으로 안내하는 배려와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인 천사 같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요청하자 이유나 조건 없이 한 행동이라서 고사했다는 기사에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했다. 이런 천사 자녀를 둔 부모님의 인성을 가름할 수 있고 천사님이 세상을 살면서 무슨 일을 하든지 잘되고 성공하길 빌어 본다. 이제라도 국가가 어려울수록 진영 논리에 함몰되지 말며 리더들은 적재적소에 구성원을 배치하고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다면 다시는 이번과 같은 일은 없을 것이다. 따라 의인들과 따뜻한 마음을 소유한 젊은이들이 있기에 그래도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고 가벼운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리는 국민이 많으리라 믿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