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누구나 기적을 만들 수 있는 레시피, '심폐소생술'
[기고] 누구나 기적을 만들 수 있는 레시피, '심폐소생술'
  • 하동뉴스
  • 승인 2023.09.1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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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아침, 저녁으로 쌀쌀함이 느껴지는 계절이 되었다. 밤낮으로 기온이 10도 이상 벌어지는 이맘때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환경에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환 발생률이 높아지고 특히 심근경색, 뇌졸중, 부정맥 등 심·뇌혈관 질환 발생률이 급증한다.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하면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등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른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사망과 후유 장애를 막을 수 있다. 작년 이태원 참사에서 우리는 예기치 못한 장소·시간에 갑자기 발생한 응급상황에서 신속한 신고와 심폐소생술 시행 등 적절한 초기 응급처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았고, 그 중요성에 대하여 수만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전국 소방서는 해마다 학생, 일반인, 노년층 등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등 소방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특히 올해 5월 15일부터 장애인 소방안전교육이 법정의무화 됨에 따라 교육대상을 더욱 확대하여 진행하고 있다.

 심폐소생술 교육 등 소방안전교육이 확대되면서 일상 속 심폐소생술 시행으로 생명을 구한 훈훈한 미담이 뉴스에서 많이 나오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더라도 시행 후 환자가 소생하지 못했을 경우 심리적 자책과 함께 행여 다른 문제로 자신에게 어떤 책임이 따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서는 일반인이 응급상황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한 행위 중 발생한 재산상 손해와 사상에 대하여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 심폐소생술과 같은 적극적 행위를 유도하여 생명을 구하기 위한 목적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생명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심폐소생술은 심정지 발생 후 1분 이내에 시행하면 생존율이 95% 이상으로 증가하고 골든타임 4분이 넘어가면 생존율이 25% 이하로 감소하는 만큼 매우 중요한 응급처치법이기 때문에 꼭 익혀둘 필요가 있다. 심폐소생술 진행방법은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환자의 의식, 호흡 유무의 반응을 확인 ▲의식, 호흡이 없으면 119 신고 및 자동심장충격기(AED) 요청 ▲깍지를 낀 손으로 가슴 정중앙(복장뼈 아래쪽 1/2 지점)을 손꿈치 부분을 이용해 깊고 빠른 가슴압박 30회 시행(깊이는 약 5cm, 속도는 분당 100회~120회 유지) ▲기도 유지(머리 젖히고 턱 들기) ▲인공호흡 2회 시행(가슴 상승이 눈으로 확인될 정도의 호흡량으로 호흡) ▲119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가슴압박과 인공호흡 반복 순으로 한다. 인공호흡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경우에는 인공호흡은 생략하고 가슴압박만 시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동심장충격기는 돌연사의 주요 원인인 부정맥 중 심실세동(불규칙한 심장 리듬)을 보이는 환자에게 극히 짧은 순간에 강한 전류를 심장에 통과시켜 심장이 다시 정상적인 전기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자동심장충격기의 안내 멘트를 따라하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자동심장충격기 사용 방법은 ▲전원을 켜고, 두 개의 패드를 그림이 그려진 위치에 부착(오른쪽 쇄골 아래와 왼쪽 젖꼭지 아래의 중간겨드랑선) ▲심장 리듬 분석(환자와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심장 충격이 필요하다는 음성 지시가 있을 때 충격 버튼을 누른다(환자와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충격 후 즉시 심폐소생술 시행 순이다. 기적은 아무에게나 일어나지 않고, 만들 수도 없다. 하지만 국민 모두가 심폐소생술의 순서와 방법을 정확히 알고 응급상황에서 두려움 없이 시행할 수 있다면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 동료에게 새 생명을 안겨주는 기적은 누구나 만들 수도 있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이 될 것이다. 하동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령 고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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