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하동에 스며들다-브라보! 나의 의신 라이프 
[연재] 하동에 스며들다-브라보! 나의 의신 라이프 
  • 하동뉴스
  • 승인 2023.12.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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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면  이나윤 씨

나는 꽃다운 스무 살이 되자마자 경북 김천에서 창농을 시작했다. 뭐든 해낼 수 있다는 패기와 자신감이 지배한 시절, 나는 겁 없이 혼자 농업에 뛰어들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망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농민을 대상으로 판을 벌였던 사기에 내가 걸려들어 있었고, 나는 내 자산을 모두 잃었을 뿐만 아니라 빚도 생겨있었다. 가족들의 걱정에도 내 고집 하나로 시작한 창농 이었는데 죄책감과 미안함만 가득했다.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려 했다. 그렇지만 내 농업의 끈을 놓지 않게 된 계기가 있었다. 경상북도 4-H 연합회와 경상남도 4-H 연합회 교류 활동 중에 있었던 일이다. 그때 나와는 다르게 자신감이 넘치고 열정이 있어 보이는 남자가 있었다. 본인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 멋져 보였고, 몇 마디 나누다 보니 서로 너무 달라서일까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끌리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연애를 시작했다. 남자친구가 나를 처음 하동 화개 의신마을에 데리고 온 날, 나는 ‘이렇게 좋은 곳이 있구나, 나도 여기에 살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하동에 대한 나의 첫 인상 이었다. 그리고 며칠 후, 마을주민 특권으로 자기만 아는 계곡이 있다며 물놀이를 가자 해서 같이 가게 되었는데 이렇게 깨끗한 계곡은 내 인생 처음 보았다. 내 얼굴에 뾰루지가 하나 나 있었는데 물놀이를 다 하고 보니 없어진 것이다.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나는 “피부가 안 좋아지면 여기 와서 얼굴을 담가야겠다” 라는 얘기를 하고 내년 여름을 기약했다. 그 후, 가끔씩 의신마을에 와서 보내는 시간들이 너무 행복했다. 시부모님, 시할아버지, 시할머니도 항상 내가 올 때마다 “예삐 왔냐” 하며 따뜻하게 맞이해주셨고, 늘 과분한 사랑을 주셨다. 그래서 내가 의신마을을 좋아하는 마음이 더 커졌을지도 모른다. 내겐 늘 가고 싶은 곳이 하동이었다. 이런 마음들이 서로 통해서였을까, 우리는 속전속결로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고, 결혼 전 미리 하동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의신마을에 들어와서 남편과 같이 살기 시작했다. 시댁은 매실청, 곶감, 고로쇠 등등 다양한 걸 하고 계신다. 내 남편도 대를 이어 이 일을 같이 하는 중이었고, 자연스레 나도 그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여기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가장 자신 있는 스마트 스토어 운영, SNS 홍보 및 관리, 이런 부분을 도맡아 하게 되었다. 초반에는 언제쯤 성장할까, 실패하면 어떡하지, 부담스럽기도 하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은 그 걱정들이 무색하게도 내가 목표로 두는 목표금액은 매달 달성하고 있고, 단골 고객님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곳에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이루고, 다시 목표가 생기는 만큼 행복한 게 없다. 

가끔 주변인들은 나에게 말한다. 뭐가 아쉬워서 촌에 사냐, 결혼은 좀 더 늦게 하지, 촌에 살면 안 불편 하냐 등등 아쉬운 말들을 하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저는 너무 좋은데요? 저희 집에 꼭 놀러오세요” 라고 대답한다. 물론 내가 살고 있는 의신마을이 골짜기 중에 골짜기고, 화개장터에서도 20분은 걸리지만 올라오는 길에 보이는 풍경들로 20분을 가득 채우며 기분 좋게 올라올 수 있기 때문에 즐겁다. 많은 사람들이 하동을 방문해서 이 아름다운 경치나 풍경을 봤으면 하는 생각이 매일매일 든다. 원래 하동사람인 내 남편보다 이제는 내가 하동에 대한 애착이 더 큰 것 같다. 그리고 내가 하동에 내려와 살기 시작한 후부터 점차 행복해지니 피부도 자연스레 좋아졌고 요즘은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 나의 의신라이프가 얼마나 행복한지 얼굴에도 나타나는가 보다.

“처음에 들어오기로 결정했을 때는 “마트가 너무 멀어서 장보기 힘든 거 아니야?”, “아프면 병원 가기 힘들지 않을까?” 이런 걱정들을 많이 했지만 여기서 살아보니 택배도 하루 이틀이면 오고, 병원도 불편을 겪은 적 없이 잘 다니고 있다. 그리고 주민복지도 도시보다 더 좋은 것 같아 너무 만족하며 잘 지내고 있다.“

앞으로 나의 의신라이프 바람 중 하나는 아이를 낳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살 집을 짓는 것이 내 큰 목표이다. 공기 캔이 만들어지는 깨끗한 이 의신마을에서 아이를 낳는다, 하면 아이에게도 선물이 아닐까 싶다. 내가 좋아하는 곳에 내가 사랑하는 아이가 있으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조용한 의신마을에 울릴 아기 울음소리는 얼마나 행복하고 벅찰지 생각만 해도 기분이 너무 좋다.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내가 살고 있는 의신마을에 대한 나의 애착도 많이 커진 것 같다. 이 모든 게 여기에 오고 나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겨서 그런 것 아닐까 싶다. 처음에 들어오기로 결정했을 때는 “마트가 너무 멀어서 장보기 힘든 거 아니야?”, “아프면 병원 가기 힘들지 않을까?” 이런 걱정들을 많이 했지만 여기서 살아보니 택배도 하루 이틀이면 오고, 병원도 불편 없이 잘 다니고 있다. 그리고 주민복지도 도시보다 더 좋아 너무 만족하며 잘 지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내가 좋아하는 이곳에서 ‘의신 새댁’으로서 행복한 의신라이프를 살고 싶다.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일상들을 공유하며 시골에서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블로그나 유튜브, 인스타 그램을 통해 계속해서 보여주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이곳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나에게 하동으로 귀농은 ‘행복은 가까이서 찾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자존감이 낮았던 나에게는 목표를 성취하는 기쁨을 알게 해주며 내 자존감도 많이 높아졌다. 하동은 인생의 반환점이 되었고, 나의 숨은 능력들을 깨울 수 있는 시동 버튼이 되었다. 앞으로도 나의 의신라이프가 얼마나 행복할지 너무 기대된다. 글/하동군 제공 정리/하동뉴스 hadongnews84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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