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칼럼] “밥값 하셨습니까?”   
[박영일 칼럼] “밥값 하셨습니까?”   
  • 하동뉴스
  • 승인 2023.12.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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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 7·8대 의원
(교육사회위원장)  박영일

밥은 우리 민족의 때 묻지 않은 정서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단어이다. 우리의 밥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음식 그 자체를 떠나 따뜻한 온기 조건 없는 사랑. 순수한 정. 행복과 평화를 간직하고 가슴을 울리게 하는 값진 것이다. 특히 우리는 밥값을 주어진 역할 그에 따른 능력을 계량하는 익숙한 특유의 단어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보리밭 밟기, 땔감 해오기, 참새 쫓기 등을 하고 나면 “오늘 밥값 제대로 했구나” 학급 반장에 선출되거나 성적 통지표를 받아보시고는 벼슬도 하고 키운 보람도 있고 “밥값 제대로 했구나”하는 부모님의 칭찬과 격려의 말씀을 소환해 본다. 그 시절의 밥값은 가볍고 정겨운 부모 세대의 통용되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날의 밥값은 부담 가고 무거우며 조심스럽기도 한 단어이다. 지금 우리는 주어진 위치에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밥값의 현주소는 어떠한지? 그래도 보기엔 청소년, 젊은 세대들은 나름대로 밥값을 하고 있다. 다만 캥거루족이 마음에 걸리고 눈에 밟히기는 하지만…, 이것은 이들의 문제이기도 하고 원인 제공을 한 기성세대가 해결해야 할 숙제이지 않을까? 지금 기성세대는 “지위”가 높을수록 “권력”을 가질수록 “부”를 축적할수록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밥값은 제대로 못 하고 있다. 밥값은 바로 역할이다. 공직이든 기업이든 어느 집단 할 것 없이 능력이 부족하면 퇴출당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심각한 것은 국가의 중책을 책임지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밥값은커녕 국민과 국가에 상처만 주고 있지만 당장 퇴출시킬 방법이 없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연봉은 국민 1인당 소득의 5배가 넘는다.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으며 특권은 세계 1위다. 그들이 연봉과 특권에 맞는 밥값을 제대로 하고 있을까? 

이에 견주어 역할을 평가한 결과 조사대상 27개국 중 꼴찌를 겨우 면한 25위이다. 짐작은 했지만, 전문가들의 통계 자료를 보고 정말 한심하고. 밉고. 부끄럽기도 하다. 과연 이들은 무슨 생각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국민의 연봉 5배가 넘은 대우를 받고도 생산성은 꼴찌 수준인 이들은 늘 본인들 밥그릇 싸움에서 물러서는 법이 없다. 정치는 전문분야이기 때문에 사실상 일반인이 모든 것을 이해하기 쉽지는 않지만 몇 개월 남지 않은 내년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적용되는 선거제 개편안을 아직 결정 못 하고 있으며 국민과 국가의 안녕에는 관심 없고 자신이 국회에 진출하는 것이 첫째 목표다. 그리고 소속 정당의 입장만 대변하고 유리한 것만 찾다 보니 준법정신은 오간 데 없고 제 몫을 못 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세 번째 값비싼 밥을 먹으면서도 체면과 염치는 어데 갔나? 한탄할 수밖에 없음이 안타깝다. 이것뿐만 아니다. 내년도 국가 예산 법정시한이 12월 2일이지만 쟁점 사항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여·야 대치 강도만 높아지고 예산안 협상은 오늘 현재 잠정 중단됐다. 자기 역할, 밥값 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들을 설득시키고 이해하기를 바라겠나? 자신들이 먼저 떳떳하고 염치와 체면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내년 선거에서는 진정 국민과 국가를 염려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그런 사람을 선택하자. 세월을 돌이킬 수 있다면 지난 그 시절 정말 국가를 위해 봉사한 국회의원들과 함께하고 싶다. 아울러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이 낮아 노동시장 구조 개편도 필요하다. 제 몫을 못 하는 사람이 있기에 생산성을 높이는데 지혜와 뜻을 함께 모으는 고민도 해야 할 것이다. 밥값 하는 노동자! 인정받고 함께하는 노동자가 되도록 서로가 힘 모아 최선을 다하자. 밥값은 한 끼만큼의 노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한 끼 먹은 만큼 마음이 넓어져야 하고 눈이 부드럽고 이웃을 배려하고, 있는 것을 나누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또한 밥값임을 알았으면 한다. 듣기만 해도 넉넉한 밥값! 다들 이러한 마음의 밥값을 한다면 세상 살기 참 아름다울 것이다. 나를 빼고가 아닌 내가 먼저 밥값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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