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고동 소리]지도자의 착각
[노년의 고동 소리]지도자의 착각
  • 하동뉴스
  • 승인 2019.05.2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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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 다가오면 응당 6 · 25가 생각난다. 한 나라 지도자의 잘못 생각이 국민을 얼마나 괴롭혔는지. 북한 김일성의 망상(妄想), 대한민국 이승만의 착각(錯覺), 김일성은 기습으로 서울만 차지하면 남쪽에 득실대는 토착 공산주의자들이 쌍수를 들고 일어나, 누워서 떡먹기 보다 쉽게 남한을 공산화 할 수 있다는 망상에서 이승만은 ‘설마 김일성이 남침을 할까’하는 착각에서, 수백만 동포가 목숨을 빼앗겼고 살아남은 가족은 죽느니만 못한 삶을 살아야만 했다. 그야말로 총체적 민족 비극이었다. 이승만은 북한의 평화공세에 속았다. 평양의 조만식과 서울의 거물 간첩 이주하 · 김삼룡을 맞바꾸자는 거짓 흥정으로 이승만을 착각에 빠트려 놓고 남침 날짜를 골랐던 것이다.

6 ·25 당일 일요일, 북한은 남한 국군 총지휘관 채병덕 장군을 술에 저려 버렸다. 새벽 두시까지 술판을 벌였다. 술값은 간첩 정국은(鄭國殷)이 계산했다. 두 시간 뒤인 오전 4시, 38선 전역에서 공격을 개시했다. 채병덕은 숙소 전화 코드를 뽑아 버린 채 꿈속을 헤맸다. 당직 장교가 달려가 두들겨 깨웠다. 술이 덜 깼다. 통수권자 대통령 앞에 나타 날 수가 없었다. 적은 남한의 국군 총수부터 술로 떡을 만들어 놓고 38선을 넘었던 것이다. 참으로 주도면밀했다. 곧 의정부가 떨어질 판인데 이승만은 비원에서 한가롭게 낚싯대를 드리우고 가물거리는 찌만 바라  보고 있었다. 영부인 프란체스카는 미장원에서 머리를 다듬었다.

앞서 새벽 4시, 옹진반도에서 활동 중이던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 기자는 백악관에 긴급 타전했다. ‘한반도 전쟁 발발!’ 백악관은 한국 서울에서 보다 여섯 시간 앞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오전 10시경 비로소 사태를 알아 챈 이승만은 정신이 몽롱한 채 동경 점령군 사령관 맥아더를 찾았다. 평소 이승만을 별로로 여기던 맥아더는 이승만이 자신을 찾을 것으로 진즉부터 알고 있었다. 그는 장난 끼가 솟았다. 비서에게 일렀다. ‘서울에서 전화 오면 아직 잔다고 해라.’고 일렀다. 맥아더 예상은 적중했다. 이승만은 맥아더와 긴급 통화를 하려 발을 동동 굴렀다. 여비서는 능청을 떨었다. 화가 치민 이승만은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한국에 있는 미국인들 모조리 죽이고 자결하겠다!’며…. 비서는 들은 대로 맥아더에게 전했다. 전쟁을 게임으로 즐기는 맥아더는 목소리를 깔고 이승만을 달랬다. ‘본국에서 이미 작전 명령이 떨어 졌오!’라며….이승만은 기가 막혔다. 어찌 맥아더가 먼저 알고 있었는지. 맥아더는 이승만을 어찌 봤을까. 장면(張勉) 주미 대사가 이승만의 다그침에 부랴부랴 백악관으로 달려갔다. 벌써 대책회의가 끝난 지 오래라 뒷북만 친 셈이 되었다. 장면은 뒷꼭지가 부끄러웠다.

국립 현충원 채병덕의 무덤. 다른 장군들은 비석에 ‘아무개 장군 묘소’라고 새겨져 있다. 채병덕 무덤 앞에는 ‘묘소’가 아닌 ‘무덤’이라 돼있다. 묘소와 무덤 왜 다를까? 착각 속의 국군 통수권자 밑에서 착각 속을 헤맨 국군 총사령관, 나라를 지킨답시고 뚱뚱한 배를 내 밀고 으쓱대더니, 신분이 미끄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부상병들로 편성된 이른바 ‘편성군 사령관’이 된 채병덕. ‘하동탈환’이라는 망상에서 미군 기계화 부대 지원을 받아 하동으로 진입하려 했다. 포격에 여지없이 깨졌다. 애꿎게 미군들이 몰죽음을 당했다. 채병덕을 맞은 적군은 만주에서 내려온 팔로군 출신들의 6사단, 사단장은 맹수 같은 방호산(方虎山). 미군 전사 상 가장 치욕스런 전투 ‘하동전투’를 역사에 남기고 채병덕은 적탄 한방에 갔다. ‘망상’과 ‘착각’에 빠진 지도자를 쳐다보고 살아오던 백성들은 불쌍했다. 사)대한노인회 하동군지회 지회장 정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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