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이 옥상 녹화사업으로 인해 건물 하중에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사업 강행방침을 밝혀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2일 군에 따르면 군청 본청 건물 옥상(1500㎡)에다 녹화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국비 7500만 원과 지방비 7500만 원 등 모두 1억 5000만 원을 투입한다는 것.
민원인과 직원 등 1일 200명 이상 이용할 것으로 전망한 본청 녹화사업은 미세먼지 저감을 비롯해 열섬효과 감소, 이용객들에게 쾌적한 휴식 공간 제공 등을 통해 군민들에게 건강증진 및 정서함양에 기여하고자 추진한다는 것이다.
또한 옥상 콘크리트로 건물 온도 상승 등 냉·난방기 사용량이 매년 증가하면서 매월 전기요금도 적게는 1700만 원에서 많게는 2000만 원에 이른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실제로 본청 녹화사업 설계내역을 보면 구조물 안전진단에 600만 원, 옥상(1000㎡) 녹화사업에 1억 2000만 원, 실시 설계비 2000만 원, 기타 400만 원을 계상하고 있다.
옥상 녹화사업에는 성토 29㎥(마사토 9,24㎥ 인공토 19.76㎥)와 인조잔디포장(T35) 93㎡, 화강석 경계석 16.4m, 앉은벽 108.5m, 장대석 놓기 53개소, 테크 1식을 비롯한 우레탄 방수와 배수판, 부직포 등이 설치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본청 청사 옥상의 녹화사업을 위해 앞서 ㈜한국안전기술원의 정밀안전 진단 결과 지난 1992년 5월 준공된 본청 건물의 경우 옥상 층에 혼합형 조경토(20cm, 0.19t f/㎡)를 설치 조경 적재하중 재하 시 현장조사내용을 바탕으로 하중요건을 주요부재에 적용해 안정성을 검토했다.
그 결과 옥상 녹화사업 시 구조 보강(철판보강 4.5t 구조보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게다가 이번 진단에서 옥상 녹화구간은 보부재에 작용하는 최대내력이 구조부재에 작용하는 허용내력을 초과하는 것으로 검토되어 안정성 미확보 구조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검토됐다.
무엇보다 ㈜한국안전기술원은 본청 옥상녹화 설치 시 보수·보강 및 유지관리방법에 따라 일부 손상부위는 보수·보강하여 더 이상 손상이 진전되지 않도록 유지보수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안전기술원의 이 같은 지적은 사실상 군청 옥상 녹화사업은 보수·보강 및 유지보수 및 관리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한국안전기술원 관계자는 “현재의 상태로는 옥상 녹화사업을 해선 안 된다”면서 “탄소섬유시트를 도포(접착)해서 보강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일반 조경토가 아닌 경량 조경토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밀 안전점검 전의 본청 옥상 바닥의 구배(높낮이)를 맞추어 배수시설을 하는 게 시급하다”며 “우천 시 배수시설이 안 될 경우에는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도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옥상 녹화사업을 맡은 업체가 조경업체로 옥상 바닥의 구배(높낮이)를 맞추거나 배수시설을 설치하는 데에는 다소 무리가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주민 A 씨(60·하동읍)는 “군청 옥상 녹화사업은 예전부터 이야기가 나왔지만 설치 시 하중으로 인해 위험하다는 판단으로 추진이 중단됐다”면서 “그런데도 지금에 와서 또 다시 옥상 녹화사업을 추진하겠다며 탄소섬유시트를 도포(접착)해서 보강하는 방법으로 문제점을 해결했다며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행정당국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본청 옥상의 녹화사업 시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문가의 안전진단을 받아 보수·보강을 거쳐 진행을 하게 됐다”며 “보수·보강을 거쳐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철저한 관리감독과 원자재 사용 여부 등에 검증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보수·보강을 거쳐 사업을 진행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이 된다”며 부정하지 않았다. 강정배 기자 kjb3454@hanmail.net